조선대, 광주대 등 5개 사립대 ‘글로컬30’ 의기투합

입력 2024-03-14 14:18 수정 2024-03-14 14:31


조선대와 광주대가 주축이 된 ‘연합대학’ 논의가 첫발을 뗐다. 광주지역 주요 사립대가 ‘글로컬 30’ 선정을 위해 의기투합한다.

조선대와 광주대, 광주여대, 남부대, 송원대 등 5개 대학은 14일 오후 광주시의회 열린시민홀에서 ‘지방시대 선도를 위한 혁신·공유·상생 연합대학’ 업무 협약식을 개최했다.

대학 총장 5명이 서명한 협약서에는 각 대학의 역량과 자원을 기반으로 협력체계를 구축해 연합대학 설립과 운영에 상호 협력한다는 포괄적 내용이 담겼다.

이들 대학은 장기적으로 지역인재 공동 육성을 위한 단일 의사결정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지역 맞춤형 공공 교육과정을 개발해 운영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청년층의 적극적 지역거주를 유도하기 위한 취·창업 교육, 일자리 창출 등에도 총력을 쏟기로 했다.

국내 유일의 민립대학인 조선대는 같은 법인 내 조선간호대와 조선이공대와 통합 방안도 혁신기획서에 담아 교육부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조선간호대·조선이공대 통합 업무협약은 다음 주 예정돼 있다.

이날 협약에 참여한 주요 사립대 5곳과 향후 참가하는 조선대 계열 2개 대학의 전체 학생 수는 지난해 기준 4만 8000여 명에 달한다. 연합대학이 성사될 경우 국내 최대의 대학으로 출범하게 된다.

협약식에는 정무창 광주시의회 의장, 김춘성 조선대 총장, 김동진 광주대 총장, 이선재 광주여대 총장, 조준범 남부대 총장, 최수태 송원대 총장 등이 참석했다.

김동진 광주대 총장은 “학생 수 감소라는 거대한 파고와 도전을 넘기 위해서는 대학 간 협력과 연합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지역사회 발전과 교육의 질 향상을 지향점으로 삼게 될 연합대학 참여대학은 각자의 강점을 결합해 더 많은 선택지와 기회를 제공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에서는 지난해 거점 국립대인 전남대가 글로컬대학30 예비 대학으로 선정됐다가 본지정에서 탈락한 바 있다.

전남대와 함께 쌍벽을 이루는 조선대와 광주대가 사립 연합대학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하면서 글로컬30 대학 선정을 위한 지역 대학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본지정에서 탈락한 전남대를 포함한 5곳 지방대에 대해 교육혁신을 보완한 경우 올해만 예비지정대학 지위를 인정하겠다고 발표했다.

더불어 대학 간 연합 체계의 4단계 수준과 유형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1단계는 낮은 수준의 공유다. 일부 교과목 이동 수업과 학점교류, 온라인 대중강좌 등 대학 자원을 다른 대학이나 지역사회 등 외부에 개방하는 것이다.

2단계는 부분적 연합, 다시 말해 수준 높은 공유로 2개 이상의 대학이 한정된 영역과 대상에 공동 거버넌스를 구성해 교육과정을 공동 개발·운영하고 공동학위와 이수증을 수여하는 내용이다.

3단계는 포괄적 연합 체계다. 단일 거버넌스를 통해 대학운영과 관련, 특정 영역에 한정되지 않는 범위에서 포괄적 결정 권한을 함께 행사하게 된다.

마지막 4단계는 총체적 통합이다. 특정 대학이 이사회 구성과 인사권 등 모든 법적 지위를 내놓고 단일 거버넌스로 통합해 실질적 단일 대학으로 운영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조선대 관계자는 “5개 사립대가 큰 틀에서 대학통합 4단계 중 3단계인 연합대학 논의에 들어갔다고 보면 된다”며 “대학이 지자체·기업과 삼위일체가 된 지산학협력 플랫폼을 구축해 지속 가능한 지방시대를 이끌어야 한다는 데 공감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올해 글로컬30 대학 모집 요강을 통해 기존 단독, 통합 신청에 추가로 연합 형태로 공동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연합 또는 통합 추진 자체를 목적으로 삼기보다는 담대한 혁신과 양보를 통해 ‘단일대학’으로 출범해야 글로컬30 선정에 가점을 줄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2024 글로컬30 대학 선정을 위한 혁신기획서는 오는 22일까지 접수한다. 4월 중 15~20곳의 예비지정 대학을 선정하는 데 이어 7월 중 10곳 정도의 글로컬30 2차년도 대학을 최종 발표한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