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된 아이가 산타 할아버지에게 보낸 뒤늦은 크리스마스 편지에 대신 답장을 보낸 ‘산타 집배원’ 사연이 알려졌다.
13일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국민신문고에 ‘감동입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의 칭찬 민원이 올라왔다.
작성자 이모씨는 “아이가 산타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썼는데, 지난 크리스마스 때 보내지 못했다”며 “뒤늦게라도 보내고 싶다고 해 우표도 붙이지 않고 우체통에 넣었다. 아마 반송될 것으로 생각했다”며 글을 시작했다.
글에 따르면 이씨의 딸 오하람(5)양은 “산타 할아버지, 양치질 잘했으니 레고 선물을 해주세요. 사랑해요”라고 적은 손 편지를 우체통에 넣었다고 한다.
우표도 붙이지 않아 반송될 줄 알았던 이씨의 생각과 달리 다음날 딸은 “산타 할아버지에게 답장과 선물을 받았다”며 무언가를 들고 왔다. 오양이 갖고 온 상자 안에는 아이가 그토록 원하던 레고가 담겨있었다.
이씨는 “집배원의 업무도 바쁠 텐데, 아이의 편지에 친절하게 답장과 선물까지 해주셔서 눈물이 났다”며 “바쁜 일상에 힐링이 되고, 앞으로 저도 베풀면서 여유롭게 살겠다. 덕분에 우리 가족은 너무 행복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산타의 정체는 이동우 남울산우체국 주무관인 것으로 파악됐다. 오양의 편지를 본 이 주무관이 “앞으로도 양치질 잘하고, 부모님 말씀 잘 듣는 어린이가 되어달라”는 답장을 쓰고 선물까지 전달하며 ‘산타 집배원’ 역할을 한 것이다.
그는 2022년 7월 1일 남울산우체국으로 발령받은 뒤 현재까지 남울산우체국 관할 온양우체국에서 집배 업무를 수행 중이다.
이 주무관은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일이지만 편지를 보낸 어린아이가 밝고 맑은 마음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길 바라면서 아이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