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산후조리원이 출산을 앞둔 미국 부유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미 주요 도시에 생긴 한국식 산후조리원은 하루 1000달러 안팎의 높은 가격에도 대기자가 수천 명씩 몰려들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미전역에서 한국과 대만의 산후조리원을 벤치마킹한 고급 산후조리원들이 생겨나면서 미국 산후조리 시장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미국의 최초 산후조리원으로 알려진 뉴욕 보람 산후조리원을 사례로 소개했다. 1박에 1050달러(한화 약 137만원) 수준인 이곳은 방으로 하루 세 끼 식사를 배달해 주며 24시간 모유 수유를 지원한다. 또 스패들링(아이를 담요나 천으로 싸는 법)이나 목욕과 같은 육아 기술에 대한 실습 교육도 제공한다. 가족이나 친구가 방문하면 아기를 보여줄 수 있는 방도 갖춰져 있다.
매체는 “보람 산후조리원은 매일 평균 약 8건의 예약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전년 대비 48% 증가한 수치”라고 덧붙였다.
인기를 증명하듯 오픈 전부터 대기자가 수천 명에 달하는 산후조리원도 나타났다. 오는 15일 캘리포니아에서 오픈을 앞둔 한 산후조리원은 대기자만 4000명이 몰렸다. 1박에 1650달러(한화 약 216만원)인 이곳은 신생아 전문가와 치료사 등이 팀을 이뤄 식사 및 아기 수유, 산모 마사지 등 산후조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블룸버그는 미국에서 산후조리원이 인기를 끄는 이유로 ‘돌봄 지원 서비스의 부재’를 꼽았다. 건강 관리를 연구하는 비영리재단 커먼웰스펀드가 고소득 11개 국가의 출산 돌봄을 분석한 결과, 미국은 산모 간호서비스에 대한 국가보험 보장을 보장하지 않는 유일한 나라로 드러났다. 재단은 이같이 낮은 수준의 사회적 지원이 산후 우울증 및 합병증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로리 제피린 커먼웰스펀드 부사장은 “사람들은 이제 집에 가서 신생아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유 수유를 하는 방법, 그리고 출산 후 합병증의 징후를 인식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경험을 하게 됐을 때 누구에게 전화해야 할지 모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