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빛가람대방엘리움로얄카운티1차(전남 나주)
가람마을10단지동양엔파트월드메르디앙(경기도 파주)
동탄시범다은마을월드메르디앙반도유보라(경기도 화성)
위 아파트 단지는 각각 지방(25자)과 수도권(19자)에서 가장 긴 이름을 가진 아파트다. 의미 불명의 단어를 이어 붙인 아파트 이름이 늘어나며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길고 복잡한 이름 대신 알기 쉬운 우리말을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나섰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주택정책실 공동주택지원과는 최근 ‘새로 쓰는 공동주택 이름 길라잡이’ 책자를 발간했다.
시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이름의 평균 글자 수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4.2자에 불과했지만 2019년엔 9.84자로 배 이상 길어졌다.
이처럼 아파트 이름이 길어지는 주된 이유는 차별성이다. 근처에 공원이 있다면 파크, 호수나 강이 있다면 리버 등을 붙이는 식이다. 로얄, 엘리움 등 사치품에 붙는 수식어를 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영어 외 프랑스어, 스웨덴어 등 외래어가 들어가는 아파트도 있다.
인근 아파트와 다른, 특별한 주택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특별한 의미가 없는 외래어를 아파트 이름에 삽입하며 아파트명이 길고 복잡해졌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이런 식의 아파트 작명법에 대해 “길고 복잡한 아파트 이름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차별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이름이 불편해서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 이름이 아파트의 가치를 대변한다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길고 복잡한 아파트는 국민들의 실생활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서울시가 시민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0%가 아파트의 어려운 이름 때문에 불편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공인중개사 31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22.5%가 단지 이름을 혼동해 계약서를 다시 작성한 적이 있다고 했다.
또 시민 50.7%는 아파트 이름에 공공성이 있다는 데 공감했고, 한국어 사용을 유도해야 한다는 응답자도 58.4%에 달했다.
아파트 이름 길이로는 4~5글자가 적정하다는 응답이 60.3%로 나타났다. 축약할 때의 글자 수는 3글자를 가장 선호(45.2%)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모범 아파트 브랜드명으로 부영의 ‘사랑으로’와 코오롱글로벌의 ‘하늘채’를 언급하며 “아름답고 부르기 쉬운 우리말 이름이 아파트의 가치를 한층 더 높인다”고 밝혔다. 미추홀 탑석 서리풀 등 사례도 우리말을 이용한 아파트명으로 지목됐다.
서울시는 “아파트 이름을 쉽게 지으면 각종 전산시스템에서 주소 입력할 때, 택배받는 주소로 사용할 때, 택시를 타거나 내비게이션 등을 이용할 때도 편리할 것”이라며 “실생활에서 실제 사용하지 않고 줄여서 부를 것이면 처음부터 사용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