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12명 도박 사이트 ‘영업맨’… 500명 모집

입력 2024-03-13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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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5000억원대 불법도박 사이트 조직원들을 검거한 가운데 중·고등학생들이 영업사원처럼 일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1대는 도박장 개장, 범죄단체조직죄 등의 혐의로 한국 총책 40대 남성 A씨 등 35명을 검거해 이 중 10명을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들은 2018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5년여간 스포츠 토토, 사다리 게임 등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국제공조가 잘되지 않고 자금세탁이 용이한 두바이, 인도네시아 등에 거점을 두고 국내·외에 사무실을 차려놓았다.

이들은 주로 각종 스포츠 경기를 편법으로 중계하거나 경기 결과를 예측하는 유튜브 채널이나 SNS를 통해 적은 돈으로 고수익을 낼 수 있다고 알렸다.

도박하다 돈이 부족해진 청소년들에게는 “총판(모집책)이 되면 도박 자금과 생활비를 벌 수 있다”고 유혹했다. 이른바 ‘영업사원’이 된 청소년은 주로 텔레그램에서 광고 채팅방을 운영하거나 주변 친구들을 도박에 끌어들였다.

이들 청소년은 주로 중학교 2학년이었으며, 학교에 다니면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학생 3명이 지난해 8월부터 3개월 동안 500여명의 회원을 모집했다. 1인당 200만원의 범죄 수익금을 받아 간 것으로 파악됐다.

도박사이트 회원은 약 1만5000여명이었으며, 회원들이 도박 자금으로 입금한 돈은 5000억원대에 달했다. A씨 등이 얻은 수익금만 최소 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선겸 사이버수사1대장은 “(학생들이) 친구들을 통해서 ‘이런 좋은 게 있으니 같이 해보자’해서 가입하게 하는 식으로 회원들을 모집했다”고 설명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