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희룡 인천 계양을 후보의 선거 캠프 후원회장이자 전 축구 국가대표인 이천수씨를 폭행 또는 협박한 남성 2명이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인천 계양경찰서는 12일 공직선거법상 선거의 자유 방해 혐의로 입건한 60대 A씨와 70대 B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7일 오전 7시28분쯤 계양구 인천지하철 1호선 계양역에서 이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같은 날 오후 2시쯤 계양구 임학동 길가에서 드릴을 들고 이씨에게 접근해 협박한 협의를 받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반가워서 한 행동인데 안 좋게 비쳐 후회하고 있다”며 “폭행할 의도는 아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B씨는 “이씨에게 실망해서 그랬다”면서도 “이씨의 주거지를 언급한 적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원 후보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씨가 유세 도중 폭행과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원 후보는 “전날(7일) 오전 계양역에서 출근 인사를 하던 중 악수를 청하며 다가온 남성이 이 후원회장의 손을 잡고 무릎으로 허벅지를 가격했다”면서 “‘하지 마세요’라고 했음에도 추가 가격을 시도했다”고 전했다. 또 드릴을 든 다른 남성이 이씨를 향해 ‘두고 보자, 내가 너의 집도 알고 와이프와 애들이 어디 사는지도 안다’며 협박한 일도 있었다고 적었다.
이씨는 지난 8일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피의자 처벌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다치지는 않았지만 많이 놀랐다”면서도 “가족까지 언급되는 협박을 당해 걱정이 크지만 계양구민이 지켜주실 것이라 믿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공직선거법에 명시된 폭행과 협박 피해 대상에 이씨가 포함될 수 있는지 법리 검토를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 폭행이나 협박으로 혐의를 변경할 가능성도 있다”며 “검찰 측과 협의를 거쳐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