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어린이 통학버스 ‘여전히 불안’…10대 중 7~8대 안전의무 위반

입력 2024-03-12 09:15 수정 2024-03-12 13:48

광주·전남지역 어린이 통학버스가 각종 안전장치를 부착하지 않거나 운전자 안전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0대 중 7~8대가 안전의무를 위반한 채 불안한 운행을 이어가고 있다.

12일 한국교통안전공단 광주전남본부가 2023년 한 해 동안 어린이 통학버스 1743대를 점검한 결과에 따르면 75.7%에 달하는 1320대에서 안전점검 의무 위반사항을 적발했다.

유치원과 태권도장, 학원·교습소,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어린이들을 실어나르는 통학버스가 기본적인 규정을 지키지 않아 안전·교통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된 셈이다.

주요 적발 내용은 어린이 탑승 여부를 표시하는 보호 표지와 하차 확인장치 불량, 좌석 안전띠 결함, 불법 구조변경, 안전운행기록 제출 의무 위반 등이다. 운영자와 운전자가 안전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곳도 포함됐다.

이들이 통학버스 운행에 필요한 안전교육을 받지 않으면 만일의 사고 발생 때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없게 된다.

공단은 지난해 관련법 개정에 따라 어린이들을 운송하는 통학버스 운행기록장치 의무장착이 2023년 1월부터 추가되면서 적발률이 전년보다 15.7%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운행기록장치 사용법을 잘 몰라 전원을 꺼놓은 사례도 적잖았다.

공단은 이에 따라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신학기를 맞은 어린이집 통학버스 안전점검, 교육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각종 사고 예방을 위해 제조연식에 비해 주행거리가 많은 차량은 집중 점검한다.

어린이 통학로, 주요 통학버스 운행구간 등에 대한 안전점검도 집중 실시하고 교통사고, 통행형태, 승하차 현황, 주행 차량 특성 등을 분석해 지역별 개선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정기적 안전점검을 통해 다수의 어린이가 탑승하는 통학버스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안전장치 설치와 운전자 교육 강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범열 광주전남본부장은 “봄철 수련회 등으로 통학버스 이용이 많아지는 개학 시기인 만큼 수시로 안전점검을 할 계획”이라며 “미래의 기둥인 어린이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지역공동체의 적극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