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가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7관왕을 차지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개최된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펜하이머’가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촬영상, 편집상, 음악상까지 모두 7개 부분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인셉션’(2010), ‘인터스텔라’(2014), ‘덩케르크’(2017) 등 흥행성과 작품성을 갖춘 필모그래피에도 유독 아카데미 상복이 없었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이날 생애 처음으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이 작품 가능성을 봐주셨다”며, “최고의 배우, 훌륭한 스태프들과 함께 했다. 저와 함께 해 주시고 믿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남우주연상도 ‘오펜하이머’의 킬리언 머피에게 돌아갔다. 경쟁자로는 ‘마에스트로 번스타인’의 브래들리 쿠퍼, ‘바튼 아카데미’의 폴 지아마티 등이 있었다. ‘다크나이트’(2008), ‘인셉션(2010)’, ‘덩케르크’(2017) 등 놀란 감독의 작품에서 조연으로 활약하다 ‘오펜하이머’에서 주연을 맡은 머피는 이날 생애 첫 아카데미 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여우주연상은 ‘가여운 것들’의 엠마 스톤이 수상했다. ‘가여운 것들’은 천재 과학자 손에서 새롭게 되살아난 세상 하나뿐인 존재 벨라의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엠마 스톤은 “벨라 백스터로 살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다. 이 프로젝트에 함께할 수 있게 초대해 줘서 감사하다”고 란티모스 감독에게 소감을 전했다.
여우조연상은 ‘바튼 아카데미’의 조이 랜돌프, 남우조연상은 ‘오펜하이머’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수상했다. 랜돌프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모두 아카데미상 수상은 데뷔 이후 처음이다.
각본상 트로피는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추락의 해부’에 돌아갔다. 추락의 해부는 남편의 갑작스러운 추락사로 범죄 혐의에 몰린 작가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도 각본상과 작품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최대의 영화상으로 아카데미상은 미국 영화업자와 사회법인 영화예술 아카데미 협회가 수여한다.
황민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