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이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는 중국에서 특단의 저출산 대책이 제시됐다. 초등학교 등 의무교육 기간을 3년 단축하고, 결혼 가능한 나이를 18세로 앞당기자는 제안이 나왔다.
11일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청년창업멘토로 활동 중인 훙밍지 전국인민정치협상회 위원은 현행 12년으로 규정돼 있는 의무교육(기본교육) 학제를 9년으로 단축하자고 제안했다.
훙 위원은 “초등학교 6년을 5년으로, 중학교 3년을 2년으로, 고등학교 3년을 2년으로 각각 1년씩 단축하자”며 “(이런 변화를 도입하면) 젊은이들의 직업 선택과 결혼, 출산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훙 위원 제안대로라면 중국 어린이들은 6세에 초등학교에 입학해 15세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된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다면 15세, 4년제 대학을 나오더라도 19세면 사회활동이 가능하게 된다.
정협 위원인 간화톈 쓰촨대학 화시병원 교수는 “저출산이란 현실적 문제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결혼 가능한 법적 나이를 남녀 모두 18세로 낮추자고 제안했다.
현재 중국 민법은 결혼 가능한 나이를 남성 22세, 여성 20세 이상으로 규정한다.
간화톈 교수는 또 “여성의 출산 유급휴가를 2년으로 연장하고 난임 치료 비용 경감, 자녀 양육비 부담 완화 등의 정책을 조속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중국에서 저출산에 대응하기 위해 결혼 가능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2019년 중국 민법의 혼인·가정편 초안 심의 당시 헌법·법률위원회가 “국민들 사이에서 익숙해진 혼인 가능 연령을 바꾸려면 충분한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으며 실제 법 개정에는 속도가 붙지 못했다.
중국에서 이런 파격적인 저출산 대책이 나오는 배경에는 급감하는 출산율이 자리한다.
중국의 합계출산율은 2020년에만 해도 1.30명 수준을 유지했지만 2022년엔 1.09명으로 하락했다. 1949년 신중국 건국 이후 사상 처음으로 연간 신생아 수가 1000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출산율이 감소하자 인구도 뒤따라 줄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 조사에 따르면 올해 초 기준 중국 본토 전체 인구는 14억970만명으로 집계됐다. 2년 전(14억1180만명) 대비 208만명 감소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