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의 신체 불균형이 늘면서 정형외과 문턱을 넘는 연령대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사용 연령대가 낮아지고 책상이나 컴퓨터 앞에 장시간 머무르는 아이들이 늘면서 거북목증후군이나 굽은 어깨(라운드 숄더), 휜 다리, 척추 측만증(척추 옆굽은증) 등으로 병원을 찾는 소아·청소년이 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척추측만증 환자 10명 중 4~5명이 10대로 조사됐다.
11일 임극필 더탄탄병원 원장은 “성장기 소아·청소년이 장시간 불균형한 자세를 유지할 때 체형이 비정상적으로 자라고 근골격계 질환으로 인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 같은 신체 변형은 성장호르몬의 분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키 성장과 근육 발달을 저해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성장기 척추측만증이 위험한 이유 급성장하는 소아·청소년의 신체 특성상 척추 변형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척추측만증이 심하면 폐활량 감소에 따른 호흡곤란이나 소화기 장애 등을 겪고, 관절통이 발생하면서 키 성장을 방해하기도 한다. 특히 만성 통증으로 아이의 성격이 나빠지거나 집중력을 떨어트릴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초기 척추측만증의 경우 아이가 정자세를 취할 때면 정상처럼 보이기도 하므로 겉으로 봐서는 발견하기도 쉽지 않다. 이럴 때 어깨나 골반 한쪽이 높거나 신발 뒷굽이 비대칭으로 닳는다면 신체 불균형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정형외과 등 병원에서 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체형 불균형이 나타난 경우라면 증상이 더 악화하기 전에 치료를 시작하는 게 좋다. 적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소아 성장 도수치료, 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방법으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도수치료는 척추나 관절을 원래 자리로 돌리고, 근육 이완을 통해 통증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 임 원장은 “통증을 피하는 자세를 취하다 보면 체형 불균형이 더욱 심해지기도 한다”면서 “소아 성장 도수치료는 초기에 시작해 꾸준히 하고, 환자 신체 조건에 적합한 맞춤형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임 원장은 꾸준한 치료도 중요하지만 잘못된 생활 습관과 자세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소아·청소년의 근골격계 질환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치료뿐만 아니라 스트레칭, 바른 자세 유지 노력 등 생활 습관 교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