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10곳 대학의 의대생들이 임의로 수업에 불출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증원에 반대해 학교에 나가지 않겠다고 주장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며 이들을 ‘집단 유급’시킬 처지에 놓인 대학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10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전국 40개 의대에서 의대생 5445명이 휴학계를 제출했다. 8~9일 사이 10명이 절차를 시켜 정상적으로 휴학을 추가 신청했다.
휴학계의 유효성을 따지지 않으면 휴학 서류를 제출한 학생 자체는 훨씬 많다. 지난달 28일까지만 해도 1만3698명의 의대생이 휴학을 신청했다. 다만 학부모 동의나 지도교수 면담 등 정당한 절차·요건을 거치치 않은 휴학계는 무효 처리된다.
‘동맹휴학’을 사유로 한 휴학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교육부는 “동맹휴학은 휴학 사유가 아니어서 허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최소 10곳의 의대에서는 학생들이 수업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의대 증원이 불합리하다며 자신들의 행동이 ‘수업 불출석’이 아닌 ‘수업 거부’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단체 행동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해당 대학 학생들은 집단으로 유급될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 의대 학칙상 수업일수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하면 F 학점을 부여하게 돼 있다. 한 과목이라도 F 학점을 받으면 유급 처리된다.
대학 측은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본래 2월로 예정됐던 본과생들의 개강 일정을 이달 초로 연기하고 있다. 개강 직후부터 휴강을 이어가는 대학도 있다.
그러나 정부에 대한 의료계의 반발성 집단행동이 계속되며 현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의대생들이 집단으로 유급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 경우 의대생들은 납부한 등록금도 돌려받지 못한 채 학기를 날리게 된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