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들을 살해한 살인범을 용서하고 학교 동급생들에게 용서를 요청한 크리스천 아버지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뭉근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조시아 킬먼의 아버지 조 킬먼이 그 주인공이다.
10일 캠벨스빌대학 등에 따르면 조 킬먼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켄터키주 캠벨스빌대학 채플 시간에 간증자로 나섰다. 또래 학생의 우발적 범행으로 아들이 사망 선고를 받은 지 나흘만이다.
마이크를 잡은 킬먼은 채플에 참석한 학생들에게 지난 며칠간 느꼈던 감정의 단어를 공유해달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저마다 느꼈던 감정을 한 단어씩 외쳤다. 건장하고 밝았던 친구가 그들의 곁을 급하게 떠나서였을까. 분노 슬픔 혼란 좌절 허탈…. 채플에 참석한 학생들의 입술에는 부정적 감정을 뜻하는 단어들만 오르내렸다.
곰곰이 듣던 킬먼이 입을 뗐다. 그는 “(아들이 살해당했다는) 전화를 받은 순간부터 여러분이 말한 모든 감정을 동시에 느꼈다”고 밝혔다.
킬먼은 그러면서 “여러분에게 ‘용서’라는 단어를 듣지 못했다. 용서는 감정이 아닌 하나의 선택으로 여겼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킬먼은 “여러분, (살인범을) 용서하길 요청한다. 그 용서 안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빛이 되기 때문”이라며 “만약 조시아가 여러분에게 말할 기회가 있었다면 여러분에게 용서에 관해 이야기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 채플로 내 안에 내재한 분노와 상처 회복에 도움이 됐다” “조시아 가족들을 위해 기도한다” “용기를 내고 간증에 나서서 감사하다. 여러분은 채플에 참석한 학생들뿐만 아니라 이 모습을 지켜보는 우리 모두에게 영감을 전했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레슬링 선수이자 캠벨스빌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한 조시아 킬먼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학교에서 동료 학생이 목을 졸라 살해당했다. 말싸움이 화근이었다고 한다.
조셉 홉킨스 총장은 성명을 통해 “조시아 킬먼은 우리 지역사회에서 사랑받는 학생이었다”며 “그의 믿음은 우리 캠퍼스 전체에 본이 됐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시아 우리 앞에 살았던 신실한 삶과 담대한 증언 때문에 우리는 그가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있다는 것을 알고 위로를 얻는다”고 덧붙였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