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에 속아 당할 뻔한 섬마을 노인이 해경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노후 자금을 지킨 일이 벌어졌다.
8일 완도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7시쯤 전남 완도군 노화읍 주민 70대 남성 A씨는 딸에게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1통을 받았다.
모르는 휴대전화 번호로 온 문자메시지에는 ‘아빠, 휴대전화를 잃어버렸어. 새 휴대전화 개통을 해야하니 아빠 신분증 사진을 보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A씨는 낯선 번호로 온 문자에 잠시 의심하긴 했지만 휴대전화를 분실해서 그럴 수 있겠다며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후 “휴대전화 재개통을 하려면 신분증이 필요하다”는 말에 속아 신분증 사진을 보내주기까지 했다.
이후 피싱범은 A씨에게 인터넷 웹사이트 주소를 보내주며 앱을 설치하고 인증 번호를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범행은 휴대전화 조작에 서툴렀던 A씨가 인근에 있는 완도해경 파출소를 찾아 도움을 요청하며 발각됐다.
당시 근무 중이던 김수빈 경장은 수상한 낌새를 느끼고 A씨의 자녀에게 직접 연락을 시도했다. 자초지종을 들은 김 경장은 해당 문자가 보이스피싱이라는 사실을 알아챘고, 다행히 금전 이체 등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다.
완도해경 관계자는 “최근 비대면 금융거래 등이 발전하면서 피싱 범죄 수법이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