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 1위 넷플릭스의 국내 청각장애인용 외국어 자막 서비스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청각장애인은 넷플릭스 볼 자격도 없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드라마 속 등장인물이 말하고 있는 장면 아래 ‘외국어로 대화’라는 자막이 붙어있는 화면 사진을 첨부했다.
A씨가 지목한 프로그램은 KBS2에서 2017~2018년 방영됐던 드라마 ‘흑기사’다. 첨부한 사진은 주인공 수호(김래원 역)가 외국인 동료와 스페인어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다.
실제 해당 장면을 보면 스페인어 대화가 2분 넘게 이어지지만, 자막은 줄곧 ‘외국어로 대화’라는 한 줄만 나온다. 직접 소리를 듣지 않으면 어느 나라 말인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해당 자막은 넷플릭스에서 제공하는 청각장애인용 한글자막이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넷플릭스 수준 뭐냐” “10년 전 사이트에서 다운로드해 보던 자료 수준이다” “비장애인용…” 등의 반응을 보였다.
넷플릭스에서 청각장애인용 한글자막을 활성화하면 대사, 배역 이름, 배경 분위기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청각장애인이 자막을 통해 프로그램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부실한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국어 자막이 제대로 번역되지 않거나, 배경음악 재생 시 가사 없이 ‘경쾌한 음악’과 같은 간략한 묘사형 자막만 뜨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넷플릭스 이용자 이현아(21)씨는 “드라마 주제곡이 나올 때 가사가 뜨지 않아 불편한 적이 있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자막이 더 보완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청각장애인용 자막 문제는 비단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OTT 업계에서 함께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통상 OTT에선 인기 콘텐츠를 제외하곤 배리어 프리 버전(시·청각 장애인 관람을 염두에 두고 제작한 것)을 확인하기 어렵다. 청각장애인의 시청권 확보를 위해 OTT 자막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넷플릭스 측은 OTT 중에선 상대적으로 자사가 배리어 프리에 적극적이라는 입장이다. 넷플릭스 홍보팀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국회입법조사처가 ‘배리어 프리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이라고 인정할만큼 청각장애인용 자막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순차적으로 배리어프리 자막을 도입하고 있고, 더 필요한 부분은 계속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민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