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 주인 확인한 경선”…박광온·강병원 등 결과 승복

입력 2024-03-07 18:29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경기 양평군 양평군청 앞 서울·양평 고속도로 국정농단 진상규명 촉구 농성장을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4·10 총선 경선 결과 비명(비이재명)계가 줄탈락한 데 대해 “위대한 국민과 당원의 뜻”이라고 말했다. 친명(친이재명)계는 “민주당의 주인이 누구인지 확인하는 경선 결과였다”는 평가를 내놨다.

이 대표는 이날 경기도 양평군청 앞에 마련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국정농단 진상규명 촉구’ 농성장을 방문해 “친명, 비명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어젯밤(6일)에 참으로 놀랄 일이 벌어지지 않았나”라며 “민주당은 당원의 당이고 국민이 당의 주인이라는 사실이 경선을 통해서 증명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공천은 혁신 공천”이라며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왜 그렇게 폄하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계파 갈등 프레임을 당원들의 선택으로 받아친 것이다.

친명계 김성환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다수 당원들의 뜻이 있는 것이고 평소에 그와 다른 행보를 보였던 의원들이 고배를 마신 것”이라며 “당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확인하는 경선 결과”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공개된 20개 지역구 경선 결과 탈락한 현역 8명 중 김의겸 의원을 제외한 7명이 비명계로 분류된다. 이에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비명횡사’가 실현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텃밭인 호남 지역 경선에서 현역 물갈이가 이뤄진 데 이어 수도권에서도 같은 흐름이 이어지자 비명계는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경선은 권리당원 투표 50%·일반 국민 투표 50%가 반영되는데, 일각에선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의 표심이 친명계 후보들에게 집중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박광온·강병원 의원 등은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반면 김한정 의원은 페이스북에 “나는 내게 닥친 난관을 이겨내는 대로 친구 조국을 만날 것이다”고 적었다. 조국혁신당 합류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공천 갈등을 수습하는 차원에서 다음 주 초 통합 선거대책위원회를 띄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표 외에 3~4명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원장 후보로는 일단 이해찬·김부겸 전 총리 등이 거론된다. 당의 중심을 잡아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다만 공천 과정에 대한 실망감을 공개적으로 표출했던 김 전 총리 측은 제안이 오더라도 숙고해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통합 분위기를 띄울 적임자라는 이유에서다. 또 차기 전당대회와 대선 출마 가능성이 있는 임 전 실장이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민주당은 임 전 실장에게 비공식적으로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임 전 실장 측 관계자는 “당 지지율이 떨어지니 이제 와서 부담만 나누겠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당내 분위기를 쇄신할 젊은 인사도 후보로 언급된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탄희 의원이 유력하게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일 이동환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