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식 감독 “질 생각 없다”…정관장, EASL 2연패 도전

입력 2024-03-07 17:33
안양 정관장 김상식 감독(오른쪽)과 박지훈이 7일 필리핀 세부 훕스돔의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EASL 4강전을 앞두고 각오를 밝히고 있다. 세부=박구인 기자

안양 정관장 김상식 감독이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 2연패 도전을 앞두고 “진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단기전은 장기전으로 치러지는 정규리그와 성격이 많이 다르다”며 “객관적 평가에서 우리의 전력이 뒤처진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전혀 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김 감독은 2023-2024 EASL 4강전을 하루 앞둔 7일 필리핀 세부의 훕스돔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마친 뒤 이같이 말했다. 초대 챔피언인 정관장은 대회 2연패를 노리고 있다. 4강전 상대는 지난 시즌 대회 결승에서 꺾었던 KBL의 라이벌 구단 서울 SK다.

정관장은 올 시즌 KBL 정규리그에서 9위, SK는 4위를 달리고 있다. 정관장은 렌즈 아반도를 비롯한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 여파로 제대로 된 전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EASL에서는 외국인 선수 2명이 동시에 코트에 투입된다. 외국인 선수들의 스타일이 달라 각 팀마다 장·단점이 있기에 결코 승산이 없다고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수들에게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고국 필리핀에서 경기를 앞둔 아반도의 출전 여부는 큰 관심사다. 지난해 12월 요추 골절상을 입었던 아반도는 필리핀 팬들 앞에 서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경기 출전을 위해 서둘러 복귀를 준비하기도 했다.

다만 김 감독은 “부상 여파가 있는 아반도와 배병준의 몸 상태를 오늘 점검했는데, 움직임이 정상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내일까지 지켜본 뒤 출전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 같다”며 “부상 여파를 극복하는 게 이번 시합의 관건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아반도의 출전 의지를 잘 알고 있지만 선수를 보호할 의무가 있는 지도자의 입장에서 결정의 어려움이 있다고도 토로했다. 그는 “억지로 뛰게 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그렇게 해선 안 될 것 같다”며 “가능하다면 5~10분이라도 뛸 수 있도록 해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정관장 가드 박지훈도 김 감독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다. 박지훈은 “지난 시즌 우승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도 잘할 거란 믿음이 있다”며 “한 번 붙어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지훈은 “이 대회는 외국인 선수 2명이 뛴다는 변수가 있다. 우리 팀의 자밀 윌슨과 로버트 카터도 좋은 외국인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세부=글·사진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