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빈민가에 작은 축구장이 들어섰다. 다음세대 찬양사역자의 결단과 주변 교인들의 십시일반 후원을 통해서다. 반경 10㎞ 내 운동장 하나 없던 지역엔 현지인 500여명이 모여 맨발로 토너먼트 경기를 펼쳤다.
“지난 여름 남아공에서 만난 아이들이 계속 생각났어요. 축구를 좋아하는데 주변에 운동장이 없어 울퉁불퉁한 흙바닥에서 공을 차더라고요. 운동장을 하나 만들어주고 와야겠다 마음먹고 겨울 동안 사역비를 모았죠.”
위러브 박은총 대표는 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물과 전기가 부족한 그곳에서도 아이들이 마음껏 꿈을 꾸게 해주고 싶었다. 주변 분들의 기도와 후원 덕에 운동장도 짓고 대회까지 잘 마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지난달 4일부터 4주간 남아공 하우텡주 스와트담에서 ‘아프리카 메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골대는커녕 땅도 고르지 않은 허허벌판에 축구장을 세우는 사역이었다.
공사 비용을 마련한 기간은 3개월. 박 대표는 지난해 12월부터 기독교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미션펀드’를 통해 후원금 1660만원을 모금했다. 이 중엔 박 대표의 겨울 사역비 700만원도 포함돼 있다. 개그우먼 이성미 집사는 200만원을 후원했고, 3000~100만원으로 마음을 모은 이들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결혼한 박 대표는 신혼여행을 겸해 이번 단기선교를 다녀왔다. 그는 “2022년 청소년 캠프가 있어 남아공에 갔다가 우물도 파고 왔는데, 이듬해 재방문하니 주민들이 이전엔 안 하던 농사를 짓고 있었다”며 “작은 사역이 한 마을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실감했다”고 했다. 이어 “교류가 거의 없던 부족들이 ‘아프리카 메시 프로젝트’ 축구 토너먼트를 통해 함께 교제했다”며 “경기에 총 500명이 참석했다. 문화의 힘은 대단한 것 같다”고 반색했다. 운동장이 생긴 스와트담 지역에선 앞으로도 해마다 두 차례 이상 축구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박 대표는 오는 7월 남아공에 재차 방문할 계획이다. 그는 “경기장 벽면에 그라피티(낙서 예술)를 아직 남기지 못했다”며 “국내 사역자들과 남아공 다음세대를 위한 숙소·도서관 건축 사역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