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삶을 살던 캐나다의 50대 환자가 영화 ‘듄: 파트 2’를 정식 개봉일보다 6주 앞서 관람하고 세상을 떠났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신작 ‘듄2’가 개봉 첫 주 전 세계 수익 1억80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 돌풍을 이어가는 가운데, 감독의 배려로 개봉 전 영화를 먼저 관람할 수 있었던 남성의 사연이 뒤늦게 전해졌다.
시한부 환자가 마지막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자선단체 ‘라방(L’Avant)’의 설립자 호세 가뇽은 지난 1월 “빌뇌브 감독과 연락할 방법을 찾는다”며 페이스북에 한 50대 환자의 사연을 올렸다.
캐나다 퀘벡에 있는 의료시설에서 완화치료를 받고 있던 남성의 마지막 꿈은 ‘듄2’ 관람이었다.
당초 지난해 11월 개봉 예정이었던 ‘듄2’는 미국작가조합(WGA)과 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GA-AFTRA) 파업 여파로 개봉이 4개월가량 미뤄졌다.
가뇽은 “이 시네필(영화광)에겐 시간이 몇 주밖에 남지 않았다”며 “그에게 마법같은 순간을 선물해주고 싶다”고 적었다.
소식은 곧 빌뇌브 감독과 그의 아내인 ‘듄2’의 총괄 프로듀서 타나 라푸앵트에게 전해졌다.
이어 지난 1월 16일 빌뇌브 감독의 조수가 영화 완성본이 담긴 노트북을 들고 완화의료 센터를 방문했다.
이 환자는 비밀유지서약서에 서명한 뒤 정식 개봉일보다 한 달 이상 빨리 ‘듄2’를 관람할 수 있었다. 시한부 남성과 그의 관람을 도와줄 친구 단 둘에게만 허락된 상영회였다. 그로부터 며칠 뒤 남성은 세상을 떠났다.
남성은 이미 위독한 상태였던 탓에 2시간46분 분량의 영화를 끝까지 관람하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뇽은 “그가 결말을 확인하지 못한 걸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그의 마지막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노력하는 순간을 경험하고 숨을 거뒀다”고 말했다.
천양우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