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하차한다. 헤일리 전 대사는 가장 많은 대의원을 놓고 벌인 5일(현지시간)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완패하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헤일리 측 소식통을 인용해 “헤일리가 6일 오전 10시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연설을 통해 경선 레이스 중단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1월 공화당 경선 개시 이후 헤일리는 워싱턴DC(지난 3일)와 버몬트주(5일) 단 2곳에서만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었다.
헤일리는 슈퍼 화요일 경선 결과를 캠프 차원의 대규모 시청 행사 없이 개인적으로 지켜봤고, 향후 유세 일정도 잡지 않았다. 이에 그의 중도 하차는 예정된 수순으로 여겨졌다.
헤일리가 경선 하차를 공식 표명하면 공화당 대선후보는 트럼프로 확정된다. 헤일리 측 소식통은 “다만 경선 하차 연설에서 트럼프 지지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선에서 헤일리에게 투표한 사람들의 지지를 트럼프가 얻도록 독려하는 발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헤일리는 경선 초기에는 당의 최종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난 3일 NBC방송 인터뷰에선 경선 최종 승자를 지지한다는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서약을 지킬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 내가 원하는 결정을 내릴 것 같다”고 답했다.
헤일리는 지금까지 대선 승리의 핵심 계층인 교외 여성과 무소속 유권자를 중심으로 본선 경쟁력을 강조하며 경선을 치러왔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가상 양자대결에선 트럼프보다 우위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당내 강력한 트럼프 지지세에 밀려 경선을 이어갈 동력을 상실했다. 소식통은 “헤일리는 사퇴 연설에서 자신이 추구해온 대내외 정책을 거듭 강조하며 고립주의 등의 위험에 대해 경고할 것”이라고 전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