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영어로 쓴 소설이 영국 주요 문학상인 ‘여성문학상’(Women’s Prize for Fiction) 후보에 올랐다.
출판사 위즈덤하우스는 오는 6월 번역 출간 예정인 이미리내 작가의 장편소설 ‘8 Lives of a Century-Old Trickster’(한국어판 가제: 사기꾼 할머니의 여덟 가지 인생)가 영국 여성문학상 1차 후보 16편에 포함됐다고 6일 전했다.
여성문학상은 부커상에 대항해 1990년대 후반 시작된 문학상으로 여성작가 작품에 수여한다. 영국의 3대 문학상 중 하나로 꼽힌다. 마거릿 애트우드, 토니 모리슨,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매들린 밀러 등이 그간 후보와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 작가가 후보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이미리내는 서울에서 나고 자랐으며 영어로 소설을 써 미국 대형 출판사 하퍼콜린스에서 작년 6월 출간했다. 한국 작가가 영어로 소설을 쓰고 해당 언어권의 권위 있는 문학상 후보에 오른 건 이례적이다.
위즈덤하우스에 따르면, 이미리내의 소설은 위안부, 탈출자, 살인자, 테러리스트, 간첩, 그리고 아내와 어머니로 역할을 바꿔가며 살아남기 위해 상상할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했던 한국 여성의 삶을 그렸다. 작가는 고령의 나이에 북한에서 홀로 탈출한 고모할머니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소설은 호주, 홍콩, 이탈리아, 스페인, 루마니아, 그리스, 덴마크 등에서도 출간이 진행되고 있다.
여성문학상은 4월에 최종 후보작 6편을 추리며, 6월에 수상작을 발표한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