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 기대’ 中 주식 사는 투자자… 성적표 봤더니

입력 2024-03-07 06:00

국내 투자자들이 중국 본토 주식 저점 매수에 나섰다. 지난해 내내 하락했던 중국 증시가 정부의 여러 부양책에 올해 초 반등하는 흐름이어서다. 현재까지 저점 매수 성적은 나쁘지 않다. 다만 글로벌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중국 증시 전망을 부정적으로 판단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6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1월 2일~3월 5일) 국내 투자자가 중국 본토 증시에서 사들인 상위 50개 종목 총 순매수 규모는 4038만5074달러(약 538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위축됐던 국내 투자자의 중국 주식 투자 규모는 올해 들어 점차 회복세다. 지난해 12월 321만7652달러 수준에 그쳤던 50개 종목 순매수 규모는 올해 1월(622만3365달러)과 2월(3729만6036달러) 꾸준히 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여러 정책을 내놨다. 올해 국부펀드를 통해 4100억위안(약 75조8000억원)의 증시안정기금을 증시에 투입했다. 또 사실상 기준금리인 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했고 시장 변동성을 키운다고 지적받는 퀀트펀드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공매도 금지 조치도 내놨다.

현재까지 수익률은 나쁘지 않다. 올해 국내 투자자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의 연초 이후 단순 평균 수익률은 10.58%다. 전기차 버스 생산업체 위퉁(YUTONG)버스가 올들어 42.55% 올랐고 배터리 재활용 업체 후아유(HUAYU) 오토모티브(10.88%)와 광물 업체 지진 마이닝(7.19%)등도 상승했다. 반도체 팹리스 윌 세미컨덕터(-0.92%)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6.79%)등은 하락했다.

글로벌 IB 골드만삭스가 높은 강도로 중국 증시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투자자들에게 부담 요소다. 샤르민 모사바르 라흐마니 골드만삭스 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향후 10년간 중국 경제가 꾸준히 둔화할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 우리의 견해는 중국에 투자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의욕적으로 내놓고 있는 증시 부양책은 단기 효과에 그칠 것으로 봤다. 중국 성장을 이끌어온 부동산과 인프라, 수출 등 세 요소가 모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중국 정부는 지난 4일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에서 올해 목표 경제성장률로 ‘5% 안팎’을 제시했다. 지난해 내세운 목표와 같은 수준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수단과 계획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 성장률이 올해 4.6%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