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못 참지… 초저가에 한국 휩쓴 중국 쇼핑앱

입력 2024-03-06 16:44 수정 2024-03-06 17:02

중국 쇼핑 애플리케이션이 부적절한 상품 판매 논란에도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는 알리익스프레스(알리)의 이용자 수는 최근 급증했다. 토종 쇼핑 앱이 살아남으려면 중국 업체의 초저가 전략을 뛰어넘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는 지난달 알리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를 전월 대비 약 60만명 증가한 620만8155명으로 집계했다. 알리 이용자는 지난해 10월 500만명을 넘어선 이후 증가세가 주춤했다가 3개월 만에 600만명을 돌파했다. 알리는 지난달 이용자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앱이다. 최근 논란된 알리의 가품이나 불법 상품, 선정적인 제품 판매 이슈는 이용자 수에 영향을 끼치지 않은 모양새다.


알리의 이용자 급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국내 공략을 강화한 데 따른 것이다. 알리는 지난해 3월 한국 시장에 TV 광고를 비롯한 마케팅에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5개월 뒤 국내에 진출한 테무가 초저가 상품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중국 쇼핑 앱이 다시 주목을 받는 계기가 됐다. 알리는 지난 2018년 한국에 들어온 이후 배송 기간 단축, 간편 결제 서비스 도입 등 이용 환경도 개선해왔다. 최근에는 한국 상품 판매 채널 ‘K-베뉴’의 입점 업체들을 통해 신선식품까지 판매하고 있다. 알리는 올해 중 국내 공항 근처에 물류센터를 짓는 안을 검토 중이기도 하다.

테무의 지난달 이용자 수는 434만4183명으로 전월(459만1049명)보다 다소 감소했지만, 여전히 많은 소비자가 테무 앱을 새로 설치하고 있다. 지난달 테무의 신규 설치 건수는 165만건으로 쇼핑 앱 중 1위였다. 알리익스프레스는 109만건으로 2위다. 테무는 지난해 9월부터 6개월째 신규 설치 건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테무는 무료 배송·반품 정책도 시행 중이다.

현재 알리 등 중국 쇼핑 앱의 월간 이용자 수는 아직 쿠팡(약 3000만명)과 격차가 있다. 업계에선 쿠팡과 알리의 거래액 규모나 이익률을 따져보면 양 사의 차이는 더 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그러나 온라인 상거래 시장은 변동성이 큰 만큼, 토종 앱은 중국 앱의 사업 확장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 쇼핑 앱이 가격, 배송 등 서비스 경쟁력을 좀 더 올려야 하는 시점”이라며 “국내 온라인 셀러(판매자)들도 고객 서비스나 마케팅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