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정신아 대표 내정자 체제가 공식 출범하기도 전에 직원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정 내정자가 일부 남아있는 재택근무를 전면 폐지할 뜻을 내비치면서 직원들이 ‘시대 역행’이라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정 내정자는 지난주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현재 시행 중인 ‘카카오 온’ 근무 체제를 지속해서 이어간다고 밝혔다. 카카오 온은 사무실 출근(오피스 퍼스트)을 기본 원칙으로 삼는 게 핵심이다. 지난해 3월 1일부터 시행했다. 카카오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사실상 재택근무를 시행했었는데, 엔데믹 이후에는 출근을 원칙으로 전환했다. 다만 부서별 근무 여건에 따라 주 1~2회씩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했다.
직원들에게 오피스 퍼스트 근무제가 기본이라는 점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카카오 수장은 정 내정자가 처음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 내정자는 곧 경영진을 일부 교체하고, 조직도 쇄신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에 맞춰 모든 직원이 서로 얼굴을 보며 근무하는 것이 적합할 거라고 밝히기도 했다.
카카오 직원들은 남아있던 재택근무를 정 내정자가 전부 없앨 것으로 보고 강하게 불만을 표출하는 상황이다. 카카오 직원 사이에선 정 내정자가 대표 역임 이후 경영 쇄신을 단행하면서 직원 사기를 높일 방안도 함께 내놓을 것이란 기대가 컸다고 한다.
카카오 내부에는 글로벌 IT 기업의 트렌드에 맞춰 재택근무 확대를 원하는 목소리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 내정자가 “재택근무는 추후 논의를 다시 하자”는 식의 의중을 내보이자 정 내정자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정 내정자는 최근 카카오뱅크 스톡옵션 ‘먹튀’ 논란을 일으켰던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카카오의 차기 CTO로 내정하면서 ‘회전문 인사’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