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스포츠 경기에서 트랜스젠더 선수 참가 허용 여부를 두고 미국내 갈등이 갈수록 불거지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8일 미국 매사추세츠 사립학교 간 여성 농구 경기에서 일어났다. 생물학적 남성인 트랜스젠더 선수가 경기에 출전했고 해당 선수는 다른 선수들과 머리 하나 차이가 나는 큰 키와 남성의 골격을 갖고 있었다.
6일 현지 매체인 뉴스네이션(News Nation)이 보도한 영상을 보면 상대편 선수가 공을 빼앗으려고 달려들자 트랜스젠더 선수는 힘으로 공을 지켰다. 몸싸움에서 밀린 상대 선수는 결국 코트에 엎어져 허리부상을 입고 경기는 중단됐다.
뉴욕주 나소 카운티는 지난달 22일 트랜스젠더 운동선수의 여성 스포츠 경기 출전을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트랜스젠더 선수가 해당지역 시설의 여성 스포츠 리그 및 팀에 소속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나소 카운티 집행관인 브루스 블레이크만은 “생물학적 남성인 트렌스젠더 선수가 일반적으로 여성 참가자보다 큰 몸집과 많은 근육량을 가진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이번 행정명령이 공정한 경쟁을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에 동성애 유관단체인 뉴욕 LGBT 네트워크는 발끈했다. 이들은 행정명령에 대해 “이러한 차별적 움직임은 포용성과 공정성의 원칙을 훼손할 뿐 아니라 성소수자에 대한 고정관념과 고립을 지속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레티샤 제임스 뉴욕 법무장관은 브루스 집행관에게 트랜스젠더 운동선수의 여성 스포츠 경기 출전 금지 조치를 철회하라고 요청했다. 그는 “성별 정체성이나 성적지향을 이유로 사람을 차별해선 안 된다. 뉴욕은 증오와 편견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블레이크만은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조치는 다른 여성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수연 인턴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