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5일 박성중(재선·서울 서초을), 유경준(초선·서울 강남병), 안병길(초선·부산 서동), 홍석준(초선·대구 달서갑) 의원 등 현역 의원 4명을 지역구에서 컷오프(공천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의힘은 또 대구 동·군위갑(현역 류성걸 의원)과 대구 북갑(현역 양금희 의원), 울산 남갑(현역 이채익 의원) 등 3개 지역구를 사실상 전략공천이 가능한 ‘국민공천제’ 지역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류성걸·양금희·이채익 의원의 경우 공천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에 빠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양지’, ‘텃밭’ 등으로 불렸던 서울 강남 지역과 부산·대구·울산 지역 등에 공천 메스를 본격적으로 대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현역 불패’, ‘조용한 공천’ 등 논란을 의식해 공천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과감하게 ‘물갈이’를 시도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나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특검·50억 클럽 특검)이 재표결에서 부결되면서 공천 탈락자의 ‘반란표’ 부담이 사라지자 과감한 과감한 인적쇄신을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김건희 특검법’이 무산되자 위험부담이 없다고 판단해 전략적으로 뒤늦게 칼을 빼든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서울 강남·서초와 대구·경북·울산 등 16개 지역구에 대한 공천 결과를 발표했다. 공관위는 이날까지 전체 254개 중 213개(83.8%) 지역구의 공천을 마쳤다.
대구 달서갑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복심인 유영하 변호사가 현역 홍석준 의원을 밀어내고 단수추천을 받아 이목을 끌었다. 이와 관련해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약간의 정무적 판단도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보수표를 의식한 차원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서울 강남병에서는 영입인재인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우선추천(전략공천)되면서 현역 유경준 의원이 컷오프됐다. 다만, 유 의원은 지역구 재배치 가능성이 있다.
서초을에서는 신동욱 전 TV조선 앵커가 단수추천을 받았다. 서초을이 지역구였던 박성중 의원과 비례대표이면서 서초을을 지원했던 지성호 의원은 경선 기회도 얻지 못하고 컷오프됐다. 다만, 박 의원은 경기 부천을에 우선추천되면서 3선 도전 티켓을 받았다.
3자 경선이 치러지는 부산 서구·동구에서는 안병길 의원이 경선 대상자에 들지 못하고 컷오프됐다.
경기·영남의 일부 지역구에서는 결국 경선이 치러진다. 경기 하남갑에서는 친윤(친윤석열)계 초선 이용 의원과 김기윤 변호사, 윤완채 전 하남시장 후보가 3자 경선을 한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비서실장인 김형동 의원은 현 지역구인 경북 안동·예천에서 김의승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과 대결한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출사표를 던진 경기 화성을에는 영입인재 한정민 삼성전자 연구원이 우선추천됐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지난 4일 입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은 현 지역구인 서울 영등포갑에 우선추천됐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부인 김혜경씨를 보좌했던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을 전략공천(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한 것에 대한 공세도 이어갔다.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일부 최고위원들의 반대에도 이 대표가 밀어붙였다고 하니 사천을 넘어 ‘이재명 명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구자창 정우진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