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에 한 번 ‘2월 29일’에만 발행되는 佛신문…정체는?

입력 2024-03-06 00:10
2024년 2월 29일자 ‘라 부지 뒤 사푀르’의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2월 29일에만 발행되는 프랑스의 신문이 화제다. 이 신문은 사회 풍자 신문으로 외향은 일반 신문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내용은 말장난과 해학적인 표현으로 가득 차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1980년 창간된 프랑스의 풍자 신문 ‘라 부지뒤 사푀르(La Bougie du sapeur)’가 윤년인 2024년 2월 29일자로 새로운 판을 발행했다.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윤일에만 발행되는 이 신문은, 1980년에 초판 발행을 시작으로 올해 12호째를 맞았다.

‘공병의 양초’라는 뜻의 라 부지뒤 사페르는 오래된 프랑스의 연재만화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으며, 편집자들이 장난삼아 신문을 발행한 것을 계기로 이후 정식 창간으로 이어졌다.

라 부지뒤 사푀르는 일반 신문과 마찬가지로 정치, 국제, 예술, 스포츠 등으로 구성돼 있지만, 그 내용은 4년 간 벌어진 일들을 조롱하거나 풍자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때로는 날짜마저 일부러 잘못 표기하기도 하며 사람들에게 웃음을 준다.

이번 2024년 판에는 인공지능 덕분에 프랑스에 더 이상 학교가 필요하지 않다는 내용을 다뤘으며, 또 보안 위험을 줄이기 위해 올 여름 파리 올림픽 기간 동안 에펠탑을 해체하고 이케아가 에펠탑을 재건하기 위한 매뉴얼을 제작하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도 다루고 있다.

라 부지뒤 사푀르는 2020년 코로나19 당시 12만부 가량이 팔려 최고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20만부를 찍었다고 한다. 신문은 온라인에는 게재되지 않으며 오직 가판대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편집자 장 당디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가끔은 웃을 때가 필요하다”며 “4년에 한 번 꼴로 나오는 사설을 보며 신선함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문의 판매 수익은 자폐증을 비롯한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자선 단체에 기부된다.

최승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