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된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의 반발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4선의 홍영표 의원(인천 부평을)은 이재명 대표를 “자질 없는 저질 리더”라고 비난하며 탈당 의사를 거듭 밝혔다.
홍 의원은 5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당에서 내 역할이 있겠느냐는 고민을 벼랑 끝까지 밀리며 해왔다”며 “백척간두에 선 심정으로 내일은 제 입장을 정확히 밝히려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 시절 원내대표를 지낸 홍 의원은 지난달 29일 컷오프가 확정되자 탈당 의사를 내비친 뒤 거취를 고민해왔다.
홍 의원은 서울 중·성동갑 공천에서 배제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당에 남기로 결정한 데 대해선 “‘민주당이 지금 변화 가능한 정당인가’에 대한 판단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면서 “(임 전 실장과 내 선택은) 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홍 의원 측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민주당 공천의 부당함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불출마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이 이낙연 공동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에 합류해 지역구 탈환에 나서거나 먼저 탈당한 5선의 설훈(경기 부천을) 의원과 함께 민주연합을 구성한 뒤 나중에 새로운미래와 합치는 시나리오 등이 거론된다.
홍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한 날선 비난도 쏟아냈다. 그는 “여러가지 공천 장난질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며 “나를 경선에 부치면 무조건 살아남으니 그냥 잘라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당내 어떠한 반대 세력도 싹을 남기지 않겠다는 독한 리더십을 보면서 이 대표는 민주당은 물론 대한민국을 이끌 자질이 전혀 없는 저질 리더라는 생각이 든다”고 쏘아붙였다.
‘사법리스크’로 인해 공천에서 탈락한 기동민 의원은 컷오프 결정이 부당하지만 탈당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기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어떤 경우에도 당과 함께 하겠다”면서도 “국민들이 보시기에 공천관리위원회는 특정 계파의 이익을 대변하는 도구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기 의원은 라임사태 주범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양복과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