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논란’ 권향엽 “전략공천 철회해달라…경선 임하겠다”

입력 2024-03-05 16:59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이 지난해 12월 7일 전남 광양시청 열린홍보방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를 보좌한 전력을 두고 ‘사천’ 논란이 불거진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이 5일 자신에 대한 전략 공천 철회를 당에 요구했다.

권 전 비서관은 전남 광양 선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당히 경선에 임해 민주당 승리를 이끌어내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여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사천 논란에 대해 그는 “명백한 허위 사실이며, 공천 공정성을 훼손하는 악의적 주장”이라며 “전략 공천을 두고 펼쳐지는 음해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도 강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선대위 배우자실 부실장을 역임했다. 당시 배우자실장은 현직 국회의원이었고 부실장은 저를 포함해 4명이 임명됐다”며 “당시 김혜경 여사를 수행하거나 현장에서 보좌하지 않았고, 대선 이후에는 한 번도 연락하거나 만나본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민주당 당직자로서 오랫동안 일하며 원내기획실장, 의사국장, 여성국장, 평가감사국장, 여성리더십센터 소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역할을 하고 역량을 키워왔다”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일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지역구를 여성 전략 특구로 지정하면서 현역인 서동용 의원을 컷오프(공천 배제)하고 권 전 비서관을 전략 공천했다.

이에 여당에서는 지난 대선 당시 선대위 배우자실 부실장으로 일했던 경력을 문제삼으며 사천 공세를 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4일 “김혜경 여사 비서를 호남에 단수공천을 했다”며 “어차피 다 들켰으니까 ‘사천의 끝판왕’을 보여주겠다고 작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이 공천은 부인의 일정과 수행을 담당한 인사를 위한 위인설천일 뿐, 모든 면에서 겨자씨 한 알 만큼의 합리성도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서울 영등포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입장문을 통해 “해당 후보는 이 대표 배우자와 아무런 사적 인연이 없으며 단지 대선 선대위 배우자실의 부실장으로 임명됐을 뿐 비서도 아니다”며 “20년 이상 당직자로 활동했고 문재인정부 대통령비서실 균형인사비서관과 국회부의장 비서실장 등을 역임했다. 이런 경력을 무시하고 사천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악의적 왜곡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도 영등포구 한 광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권향엽 전 당직자를 단수추천했다고, 그 사람이 제 아내의 비서라는 둥 사천을 했다는 둥 이런 가짜뉴스를 보도하는가 하면 그걸 집권 여당이 증폭시키면서 민주당의 공천시스템을 폄하하고 정당한 공천행위를 사천으로 조작, 왜곡하고 있다”며 “제 아내는 그 사람과 아무런 개인적 인연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진 인내해왔지만, 이 사안을 포함해 앞으로는 가짜뉴스를 퍼뜨리거나 또는 가짜뉴스에 의존해서 선거 질서를 어지럽히는 여당, 그리고 정부 그리고 대통령까지도 모두 법적 조치를 해서 언젠가는 반드시 책임지게 하겠다”고 했다.

권 전 비서관의 경선 요구에 대해서는 “최고위원회에서도 이 문제를 두고 지금 격론 중”이라며 “본인께서 경선하게 해달라고 굳이 (요청)했다면, 중요하게 참고할 상황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권 전 비서관의 공천 문제를 재논의할 예정이다.

박종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