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인공지능(AI)은 어떻게 사용하나요?”

입력 2024-03-05 16:48 수정 2024-03-05 18:25
한 여성이 성경책을 읽으며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AI를 필두로 한 급변하는 과학기술 발전 속에서 목회자들은 AI에 대한 부정적 기능을 우려하는 한편 교인들은 목회자들로부터 ‘현명한’ AI 사용법을 배우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기독교 여론조사업체인 바나그룹이 최근 미국 개신교 목사 278명과 미 성인 881명을 조사한 결과, 목회자의 절반 이상(56%)은 AI 이용이 인간관계 등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했다. 미 성인들의 평균(35%)에 비해 21% 포인트 높은 수치다.

반면 젊을수록 현명한 AI 사용법을 목회자로부터 배우고 싶어했다. ‘청년세대’인 Z세대의 비율(57%)이 가장 높았다. X세대(44%)와 베이비붐 세대(36%)가 각각 뒤를 이었다.

미 목회자가 걱정한 대목은 무엇일까. 미국 목회자 10명 중 7명(74%)은 이용자가 AI에게 정서적인 애착(74%)을 갖거나 연애 감정(65%)을 느낄 것을 우려했다. 또 ‘개인정보 등 디지털 보안이 우려된다’는 문항에도 95%가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많은 기독교인이 목회자로부터 일상에서 활용 가능한 현명한 AI 사용법을 배우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어릴수록 AI에 관한 관심도 높다는 점이다. ‘청년세대’인 Z세대 기독교인의 절반 이상(57%)이 현명하게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법을 목사에게 배우고 싶다고 답했다. X세대(44%)와 베이비붐 세대(36%)가 각각 뒤를 이었다.

이와 같은 ‘생성형 AI 열풍 현상’은 한국교회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국내의 경우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난해 전국 개신교 목회자 6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목회자 5명 중 4명(79%)이 생성형 AI인 ‘챗GPT’에 대해 안다고 답변했다. 이 비율은 연령이 낮을수록 높았으며, ‘들어는 봤으나 잘 모른다’는 비율까지 더하면 챗GPT의 존재를 아는 목회자 비율은 99%에 달한다.

전문가는 AI 사역에 관한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교계가 개교회 및 교단 차원에서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성실 소망교회 부목사는 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GPTs(커스텀GPT) 기능을 갖춘 챗GPT4.0이 개발되면서 자신만의 목적에 맞게 파인튜닝(특정 작업에 적합하도록 이미 훈련된 모델에 추가 학습을 수행하는 방법)된 커스텀AI를 사용하는 ‘마이(My) AI 시대’가 도래했다”면서 새가족을 위한 챗GPT를 예를 들어 설명했다.

가령 신앙상담용 챗봇인 ‘초원AI’ 등을 활용할 경우 신앙에 첫발을 뗄 수는 있지만 인공지능이 지닌 잘못된 정보 같은 한계가 있기에 인간 성직자, 즉 목회자와 직접 고민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조 목사는 “과거 스마트폰 및 컴퓨터에 대한 리터러시(매체 이해력) 사역이 진행됐다면 이제는 인공지능에 대한 리터러시 교육이 이뤄져야 할 차례”라며 “교계가 마이 AI 시대를 준비하며 목회 본질에 맞는 AI 개발윤리, 사용 리터러시 등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