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3월 4일 홍제동 일대에서 발생한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 6명을 기리는 명예도로인 ‘소방영웅길’이 생겼다. 서울에서 소방관과 관련된 명예도로를 지정한 건 처음이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4일 오후 2시부터 소방충혼탑이 있는 서울소방학교 내 대강당에서 소방영웅길 명예도로명 지정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번 기념식은 홍제동 화재 참사 순직 소방관 23주기에 맞춰 진행됐다. 기념식에는 유가족과 오세훈 서울시장 등 약 300명이 참석했다.
명예도로는 해당 지역과 연관된 인물의 사회 헌신도와 공익성, 지역 역사와 문화의 상징성 등을 고려해 지자체장이 지정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주소로는 사용되지 않는다.
이번에 지정된 소방영웅길은 2001년 3월 4일 홍제동 화재 참사가 난 주택 인근에 생겼다. 홍제역 3번 출구(홍제동 161-1)에서 고은초등학교 앞(홍제동 156-461)까지 이어지는 길이 382m, 폭 10m의 길이다.
2001년 당시 소방관 6명(박동규 소방위, 김기석·박상옥·김철홍 소방장, 장석찬·박준우 소방교)은 시민 7명을 구조한 뒤 잔불 작업을 벌이다 “건물 안에 아들이 있다”는 화재가 난 건물 주인이자 방화범 모친의 말을 듣고선 서둘러 건물 안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순식간에 건물이 무너지면서 한 사람이라도 더 구조하기 위해 화마에 몸을 던진 소방관 6명은 결국 돌아오지 못했다.
고(故) 장석찬 소방관의 딸 장지형씨는 “아버지는 말 그대로 영웅”이라며 “너무 어렸을 때라 말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꼭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은 “앞으로 소방영웅길을 지나는 수많은 시민이 여섯 소방영웅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할 것”이라며 “서울소방가족 여러분이 안전한 환경에서 화재, 구조, 구급 등 소방 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방유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