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해촉됐다가 최근 법원에서 해촉처분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된 김유진 방송통신심의위원이 5일부터 방심위 심의 활동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위원을 대신하는 보궐위원이 이미 활동 중이라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위원들간 충돌이 예상된다.
김 위원은 4일 입장문을 내고 “내일 방심소위와 광고심의소위가 열리는데, 내가 해촉 전 두 소위에 참여했지만 법원 판결(가처분 결정) 후 지난 1일까지 회의 자료는 물론 위원회로부터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사실상 심의에서 배제당한 상황”이라며 “법원 판결을 통해 위원 자격을 유지하게 된 나는 심의를 할 수 없는데, 내 해촉을 전제로 위촉된 사람은 방송소위와 광고소위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복귀함에 따라 소위 구성을 다시 해야 한다는 류희림 위원장의 주장을 받아들인다 해도, 현재 상황은 비정상적”이라며 “이정옥, 문재완씨는 위촉된 바로 다음 날 방송소위에 배정돼 회의에 참석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은 자신이 복귀하면서 대통령 추천 위원이 4명이 된 상황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방통위법에 따르면 방심위원 9명 가운데 대통령 추천 위원은 3명으로 정해져 있다.
김 위원은 “이는 ‘대통령 추천 위원 4인’이라는 위법 상황을 초래한 데 이어 법원 판결마저 인정하지 않는 초법적 행태”라며 “내일 방송소위에 나가 류 위원장에게 내가 위원으로서 권한과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소위 참여를 보장하라고 요구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방심위 관계자는 “소위 재구성은 아직 집행정지 신청 결과가 나오지 않은 옥시찬 위원에 대한 판결이 나온 뒤에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옥 위원과 함께 류 위원장이 지인을 동원해 방심위에 민원을 제기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류 위원장과 충돌해 왔다. 김 위원은 지난 1월 3일 방심위 전체회의가 무산되자 기자간담회를 열어 방심위 정기회의 의결사항 일부를 공개했는데, 이것이 빌미가 돼 같은 달 17일 해촉됐다.
윤 대통령이 김·옥 위원 해촉 닷새 만에 문재완·이정옥 신임 위원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하면서 방심위는 여야 6대 1 구도로 기울었다.
김 위원은 이에 불복해 집행정지 신청과 본안 소송을 냈으며,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김정중)은 지난달 27일 김 위원이 낸 해촉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면서 본안 사건 판결 선고일까지 김 위원에 대한 해촉 집행이 정지됐다.
박종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