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저출산이 지속되는 가운데 현대차 노조가 사측에 ‘비혼 지원금’을 달라고 요구하고 나설 계획이다.
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남양연구소 노조는 올해 ‘비혼 선언 지원금’을 핵심 사업 중 하나로 선정하고 추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이디어는 남양연구소 노조 집행위원회 수련회 내부 회의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남양연구소 노조는 올해 노사협상 요구안에 비혼 지원금을 포함할 계획이다.
노조가 도입을 요구할 비혼 지원금은 직원이 결혼할 때 받는 ‘결혼 축하 지원금’을 비혼에게도 달라는 취지의 제도로 보인다. 규모가 비슷할 경우 비혼을 선언한 직원도 사측으로부터 수백만원 상당의 지원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노조는 비혼 지원금을 받은 직원이 추후 마음이 바뀌어 결혼했을 때 지원금을 반납하게 하는 등 부작용을 최소화 하기 위한 제도를 만들어 사측에 제안할 것으로 전해졌다.
비혼 지원금은 다른 대기업에서도 도입된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월부터 비혼을 선언한 직원에게 결혼지원금에 준하는 ‘기본급 100%와 유급휴가 5일’을 지급하고 있다. 이 혜택을 받고 싶은 비혼 직원은 경조사 게시판에 자신이 직접 비혼 사실을 선언해야 한다.
SK증권과 NH투자증권도 각각 비혼 선언 직원에게 축하금 100만원, 기본급 100%를 지급하고 있다.
이처럼 재계에서 비혼 지원금을 속속 도입하는 것은 기혼과 비혼 직원 간 복지 차별을 없애야 한다는 일각의 목소리를 반영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혼인율과 출산율이 급격히 하락하며 결혼하지 못한 직원들 사이에서는 결혼 축하금, 자녀 학자금 등록금 등 기업 복지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왔다.
한편 통계청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2023년 출생·사망 통계’와 ‘2023년 12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명으로, 전년 대비 7.7% 줄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4분기 합계출산율은 0.65명으로, 사상 첫 0.6명대로 진입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