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학생들의 전국 단위 대각성 집회가 열렸다. 연합에 동참한 신학대 총학생회·신학대학원만 총 23곳으로 소속 교단 역시 장로교·감리교·침례교 등 다양했다. 강단 앞에 줄지어 무릎 꿇은 신학생들의 모습은 지난해 2월 미 애즈버리대 대부흥 현장을 옮겨 놓은 듯했다.
“여리고처럼 돌기만 해도 무너지는 성도 있지만, 헤브론 전투처럼 힘든 싸움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싸움이든 여호와께서 함께하시면 능히 이깁니다.”
29일 서울 동작구 총신대(총장 박성규). 전국에서 모인 신학생 300여명 앞에 선 박성규 총장은 “믿음은 방향이 중요하다. 힘들고 더디더라도 주님만 보고 나아가면 부흥의 날은 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새날은 어떻게 열리는가’(수 1:1~4)를 주제로 설교한 박 총장은 “우리가 죄에서 돌이킬 때 하나님께서 새날을 허락하신다”며 “부흥을 위한 신학생들의 이번 연합은 한국교회의 기초를 놓는 일”이라고 격려했다. 전국신학대학교학생연합(KATS·대표 최영섭 목사)이 개최한 신학생 대각성 집회 ‘홀리 디렉션(HOLY DIRECTION)’에서다.
2부 메시지를 전한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는 ‘이런 사람이 필요합니다’(행 7:22~38)를 주제로 참석자들을 권면했다. 오 목사는 “마음이 같은 사람 셋만 모여도 나라가 생긴다는 말이 있다. 이 자리에 모인 신학생이 거듭나면 한국교회도 살아난다”며 기도를 이어갔다.
“자성하자. 회개하자”는 기도 인도자의 요청에 신학생들은 접이식 의자에서 일제히 내려와 무릎을 꿇었다. 신학생들은 반주 음향보다 큰 목소리로 “주여”를 외치며 눈물을 흘렸다. 아이자야씩스티원의 ‘나의 갈 길 다 가도록’ 찬양에 기도회는 더 뜨거워졌다.
신학생들을 위해 기도한 평신도 참석자도 적지 않았다. 시각장애인 김유철(38)씨는 “버스에서 극동방송 광고를 듣고 참석하게 됐다”며 “신학생들이 하나님의 은혜로 사역할 수 있도록 기도했다”고 전했다. 경기도 용인 선봉대교회에서 온 정유찬(15)군은 “찬양을 부르던 중 교회에서 베이스를 가르쳐주던 신학생 형이 생각났다”며 “목회자의 꿈을 꾸는 신학생 형·누나들이 좋은 목사님이 되길 응원한다”고 말했다.
신학생들은 연합 모임이 한국교회의 회복으로 이어지길 기대했다. 한국침례신학대 신대원 원우회장인 신준수(30) 전도사는 “주변을 보면 사역자를 구하는 교회도 많은데, 사역지가 없는 전도사도 많다. 교회와 신학생의 소통 문제가 큰 것 같다”며 “신학생들의 연합 모임이 한국교회의 갈등을 봉합하고 부흥을 견인하는 데 이바지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글·사진=이현성 기자, 김수연 인턴기자 sa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