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월급 봉투, 뛰는 물가에 2년 연속 쪼그라들었다

입력 2024-02-29 14:35

물가 상승으로 근로자들의 월급 봉투가 2년 연속 쪼그라들었다.

고용노동부가 29일 발표한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를 보면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에 다니는 근로자 1인당 지난해 월평균 실질임금은 355만4000원으로 전년(359만2000원)보다 1.1%(3만8000원) 줄었다.

이는 지난해 근로자 1인당 월평균 명목 임금이 396만6000원으로 전년(386만9000원)보다 2.5% 오른 것과 대비되는 것이다. 실질임금은 근로자들이 받는 명목 임금을 소비자물가지수로 나눠 100을 곱한 값이다. 물가를 고려해 임금의 실질적 가치를 측정할 때 사용한다. 명목임금과 실질임금이 상반된 흐름을 보인 것은 소비자물가지수가 3.6% 오르면서 실질임금을 낮췄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고물가로 지난해 근로자의 실질임금은 2년 연속 감소했다. 뉴시스

실질임금은 2022년 0.2% 줄어 통계 기준이 변경된 2012년 이후 처음 감소한 데 이어 처음으로 2년 연속 줄어들었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2022년 5.1%보다 둔화됐지만 임금 상승률이 더욱 둔화해 감소폭은 더 커졌다. 분기별로 보면 2022년 2분기 1.1% 하락부터 지난해 4분기 0.9% 하락까지 7분기 연속 감소했다.

명목임금을 사업장 규모별로 보면 상용 300인 미만 업체 근로자는 월 평균 353만7000원으로 전년 대비 2.2%(7만5000원) 증가, 300인 이상은 607만1000원으로 2.5%(14만9000원) 증가해 규모가 클수록 명목임금이 더 많이 올랐다.

지난해 연간 월평균 근로시간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월평균 근로시간은 156.2시간으로 전년 대비 2.5시간(1.6%) 감소했다. 지난해 공휴일이 전년보다 하루 더 길었고, 건설업·숙박음식점업·보건업 등 근로시간이 짧은 업종 근로자가 증가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상용 300인 미만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근로시간은 155.3시간으로 3.0시간(1.9%) 감소했다. 반대로 300인 이상은 160.5시간으로 0.1시간(0.1%) 증가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