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경선 집계 공개’ 결정에 “저도 사실 좀 겁났다”

입력 2024-02-29 11:09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경선 투표 집계 전(全) 과정을 경선 참여 후보자들에게 공개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저도 사실 좀 겁이 났다”고 털어놨다.

국민의힘 경선 과정의 투명성을 강조하면서 나온 발언이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저희는 경선 여론 조사의 내역과 과정을 (후보에게) 다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저도 사실 좀 겁이 나서 장동혁 사무총장한테 ‘진짜 이래도 되느냐, 정말 이거 자신이 있느냐, 예를 들어 착오가 나올 수도 있지 않느냐’고 (물으며) 걱정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회의장에 배석한 장 사무총장을 바라보면서 “그런데 딱 저렇게 웃으시더라”며 “역시 우리 사회가 투명함이 음험함을 이기는 측면이 있다고 봤다”고 언급했다.

한 위원장은 그러면서 “경선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한 건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국민들께 소심하게 자랑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여론조사업체에서 경선 결과를 수령하는 과정까지 언급하며 투명성을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사실 저희가 여론조사업체에서 자료를 받으면 그 자리에서 후보들과 함께 같이 개봉을 하고, 저도 그 결과를 언론보도를 보고 알게 되는 상황”이라며 “그게 건강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기서 후보들이 하나하나 서명하고 승복하는 구조이고, 그 절차에 대해 승복하지 않을 분은 없을 것”이라며 “이렇게 하는데 어떻게 승복을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더불어민주당 경선 과정에 대해서는 거세게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과의) 차이가 민주당에서는 ‘여론조사를 의도를 갖고 끼워 넣었다, 나는 속았다’는 식으로 정필모 (중앙당선관)위원장이 사퇴했지 않느냐”며 “아마 그분은 겁이 나서 사퇴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가만 두면 나중에 형사책임 문제가 될 것 같으니 ‘확실히 나는 몰랐다’는 알리바이를 만들어두려고 했을 것”이라며 “선거 여론조사와 공천에서 선관위원장이 알리바이를 만들 정도 상황이 됐다는 건 정상적 공천이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한 위원장은 이어 “남의 당 문제를 왜 얘기하냐고 하는데, 그 당은 보조금을 제일 많이 받아가는 당이고, 제1당으로 자기 마음대로 입법독재를 하는 당”이라며 “이런 범죄적 수준의 여론조작이 의심되는 상황이 드러나면 비판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 그냥 넘어가면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