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경선 투표 집계 전(全) 과정을 경선 참여 후보자들에게 공개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저도 사실 좀 겁이 났다”고 털어놨다.
국민의힘 경선 과정의 투명성을 강조하면서 나온 발언이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저희는 경선 여론 조사의 내역과 과정을 (후보에게) 다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저도 사실 좀 겁이 나서 장동혁 사무총장한테 ‘진짜 이래도 되느냐, 정말 이거 자신이 있느냐, 예를 들어 착오가 나올 수도 있지 않느냐’고 (물으며) 걱정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회의장에 배석한 장 사무총장을 바라보면서 “그런데 딱 저렇게 웃으시더라”며 “역시 우리 사회가 투명함이 음험함을 이기는 측면이 있다고 봤다”고 언급했다.
한 위원장은 그러면서 “경선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한 건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국민들께 소심하게 자랑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여론조사업체에서 경선 결과를 수령하는 과정까지 언급하며 투명성을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사실 저희가 여론조사업체에서 자료를 받으면 그 자리에서 후보들과 함께 같이 개봉을 하고, 저도 그 결과를 언론보도를 보고 알게 되는 상황”이라며 “그게 건강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기서 후보들이 하나하나 서명하고 승복하는 구조이고, 그 절차에 대해 승복하지 않을 분은 없을 것”이라며 “이렇게 하는데 어떻게 승복을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더불어민주당 경선 과정에 대해서는 거세게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과의) 차이가 민주당에서는 ‘여론조사를 의도를 갖고 끼워 넣었다, 나는 속았다’는 식으로 정필모 (중앙당선관)위원장이 사퇴했지 않느냐”며 “아마 그분은 겁이 나서 사퇴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가만 두면 나중에 형사책임 문제가 될 것 같으니 ‘확실히 나는 몰랐다’는 알리바이를 만들어두려고 했을 것”이라며 “선거 여론조사와 공천에서 선관위원장이 알리바이를 만들 정도 상황이 됐다는 건 정상적 공천이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한 위원장은 이어 “남의 당 문제를 왜 얘기하냐고 하는데, 그 당은 보조금을 제일 많이 받아가는 당이고, 제1당으로 자기 마음대로 입법독재를 하는 당”이라며 “이런 범죄적 수준의 여론조작이 의심되는 상황이 드러나면 비판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 그냥 넘어가면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