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문시장에서 일본인 관광객에게 모자 하나 가격으로 20만원을 요구하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다. 한국 물가를 잘 모르는 외국인에게 ‘바가지’를 씌우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일본 배우 겸 유튜버 오구라 유나는 지난 1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한국 전통 시장 처음 가본 일본 사람’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해당 영상에는 서울에서 출발한 오구라 유나가 대구를 여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여행 중 대구 서문시장에 방문한 그는 한 모자 가게에 들어가 알록달록한 색깔의 털모자를 발견하고 가격을 물었다.
그러자 가게 주인은 “이 모자는 밍크 모자”라며 가격이 20만원이라고 소개했다.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놀란 오구라 유나가 “너무 비싸다”고 하자, 주인은 15만원까지 값을 깎아주겠다고 제안했다.
결국 오구라 유나는 현금 13만원에 모자를 구매했다. 제작진이 “이거 진짜 밍크냐”며 의구심을 표하자 가게 주인은 “진짜 밍크 맞다”고 답했다.
제작진이 나중에 확인해 보니 모자 안쪽에는 ‘메이드 인 차이나’ 표식이 붙어 있었다. 다만 모자를 구매한 오구라 유나 본인이 큰 불만을 표하지 않아 별다른 시비는 벌어지지 않았다.
해당 영상이 온라인상에 공개되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비판이 나왔다. 시장 상인이 우리나라 물가를 잘 모르는 일본인을 상대로 비싸게 물건을 판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네티즌들은 “어떻게 저런 모자가 20만원이냐” “내가 다 부끄럽다” “중국 모자를 13만원에 팔 수가 있나” 등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모자를 판매한 시장 상인 측은 “해당 상품의 경우 서울 동대문 도매시장 등에서 도매가 8만원에 매입해온 것”이라며 “여기에 인건비와 가게세 등을 고려해 소매단가를 20만원으로 책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통상 소매가를 책정해두고 손님이 흥정을 시도하면 값을 깎아서 판매하는 식이다. 결코 많은 마진을 남긴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편 시장에서 손님에게 적정가 이상으로 비싼 돈을 받는다는 ‘바가지 논란’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광장시장의 한 순댓집에서 6000원짜리 순대를 주문한 손님에게 교묘하게 1만원짜리 순대를 팔고 있다는 유튜버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최근 인천 소래포구에서는 대게 두 마리를 38만원에 팔려는 영상이 공개돼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