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대 블루파이어는 기독동아리지만 매년 많은 비기독교인 학생들이 가입하고 있어요. 우리 동아리가 매년 채플 때마다 선보이는 뮤지컬, 콘서트, 연극, 댄스, 영화 등 다양한 문화공연이 학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기 때문이에요. 그러다 보면 어느샌가 교회에 다니라고 강요한 적이 없는데도 믿지 않던 학생들이 자연스레 교회에 출석하고 있더라고요.”
지난 27일 경기도 수원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신자 명지대 객원교수는 이렇게 말하며 활짝 미소지었다. 김 교수는 명지대와 한세대에 블루파이어를 개설하고 현재는 동아리 지도교수로 다양한 기독 공연을 기획하고 있다.
블루파이어는 다양한 콘텐츠로 복음을 전하는 문화사역 동아리다. 전교생이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하는 채플 시간에 연 4회 문화공연을 선보이며 복음을 전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영화제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 교수 지도 아래 다양하고 전문성을 갖춘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무대 디자인, 음악 창작, 편집 등 모든 작업을 학생들이 손수 기획하고 연출한다.
한세대 블루파이어는 2015년 동아리원 1명으로 시작해 현재는 39명이 활동하고 있다. 캠퍼스 선교 사역이 쇠퇴하고 기독동아리들이 힘을 잃고 있는 요즘 세태와 달리 성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김 교수는 “한세대 학생의 80% 이상이 믿지 않는 이들”이라며 “기독동아리임에도 지난해 블루파이어에 가입한 29명의 학생 중 불신자 수는 11명에 달한다”고 귀띔했다.
방학 중인데도 동아리 활동은 활발하다. 김 교수는 “곧 개강을 앞두고 다음 달 19일 뮤직 콘서트를 선보이기 위해 학생들이 맹연습에 돌입했다”며 “어제에 이어 오늘, 내일도 연습할 예정이다. 회원들이 돌아가며 릴레이 금식 기도도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무엇이 학생들을 매료시킨 것인지 궁금했다. 이날 블루파이어 악기 팀의 연습 현장을 찾았다. 시각디자인학과 2학년 고준영(20)씨는 지난해 동아리에 들어온 비기독교인 학생 11명 가운데 한 명이다. 악기 팀에서 건반을 맡고 있는 고씨는 “지난해 봄에 선배들의 공연을 보고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기독동아리지만 나도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동아리에 가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선배들을 따라 목요일 열리는 예배에도 참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끝으로 문화 사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독교 세계관이 녹아있는 문화콘텐츠를 통해 청년들에게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다”며 “전통적인 예배도 중요하지만,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재미있는’ 문화 사역도 믿지 않는 다음세대가 복음을 접할 수 있도록 돕는 훌륭한 매개다”라고 소개했다.
수원=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