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으로 인도 증시 자금 한국으로? 외국인 순매수↑

입력 2024-02-28 17:16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기대가 높아지면서 외국인 자금 유입이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야누스 헨더슨은 인도 증시에 투자한 자금을 일부 빼 한국 증시로 옮겼다고 밝혔다. 인도보다 높은 한국 기업의 배당수익률과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야누스 헨더슨은 “한국의 가치 상승을 놓치고 싶지 않아 인도 비중을 적정 수준에서 줄였다”고 밝혔다. 인도보다 한국의 배당수익률이 높고,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란 기대에 따른 것이다.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2.45%로, 인도 니프티50의 배당수익률 1.5%보다 높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올해 한국 주식에 77억 달러(약 10조2560억원)를 투자한 반면 인도 주식에서 30억 달러 이상을 회수했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일부터 지난 27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0조958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기관이 7조8513억원, 개인이 2조9514억원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3일 차인 이날에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45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중국 경기 악화로 인해 빠져나온 자금이 일본과 인도로 흩어지는 추세에서, 한국도 반사이익을 보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온다. 인도 증시는 올해 들어 다른 아시아 국가 대비 상승률이 저조한 편이다. 인도 대표 지수인 BSE센섹스지수는 올해 0.5% 상승하는 데 그쳤다. 로이터는 증시 전문가를 인용해 “최근 증시 상승세 이후 인도 기업가치 평가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어 변동성은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씨티그룹과 소시에테제네랄 등은 인도 증시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 4~5월 인도 총선 상황에 따라 위험 심리가 가중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총선에서 집권당이 패배할 경우 최대 30%가량 큰 폭의 시장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