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무슬림 산업단지?...“종교 중립성 저해, 법체계 통일성 위협”

입력 2024-02-28 15:50

대구시가 추진 중인 할랄산업단지 조성을 두고 종교 중립성 저해와 법체계 통일성 위협, 경제 효과 하락 등 교계 안팎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교회를위한이슬람강좌아카데미(한이강)과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수기총), 건강사회단체 전국협의회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대구시 할랄산업단지 조성의 문제점’을 주제로 정책 포럼을 개최했다.

현재 대구시는 대구경북 신공항건설지인 군위 인근에 구축하는 식품산업클러스트 5개 밸리 중 한 곳에 할랄산업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국제 무슬림 시장을 겨냥해 할랄식품 수출 확대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할랄은 이슬람교 신자를 지칭하는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맞춘 음식과 상품 등을 의미한다. 전 세계 할랄 시장 규모는 2조 달러(약 2670조원 규모)로 세계 식음료 시장의 20%를 점유하고 있다.

종교적·법적 관점에서 할랄산업단지 폐해를 조명한 음선필 홍익대 법대 교수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할랄산업단지를 추진하는 것은 국교분리원칙에서 비롯된 종교적 중립성을 저해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산업에 종사하는 비무슬림의 경우 종교 및 직업의 자유를 침해당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할랄산업이 활성화돼 무슬림 세력이 커지면 ‘무슬림 게토’ 형성으로 국내 법 체계의 통일성과 정치적 공동체로서의 동질성이 위협받는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경제적 측면에서 할랄산업단지가 효용성이 없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국제적으로 자국산업 우선의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이슬람 국가들의 산업화 정책이 가속화되므로 보조금에 기반한 할랄식품 수출 확대 전략은 수입규제와 통상마찰에 직면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수출보다는 현지 직접투자가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