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다크웹과 텔레그램 등 SNS를 통해 마약구매·투약자 400여명을 검거했다. 이 중 20대와 30대가 89.7%(399명)를 차지했고 초범은 67.2%(299명)에 달했다. 다크웹과 텔레그램 마약 유통 통로로 초범인 청년 마약사범이 대거 유입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지난 2022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다크웹과 SNS 등을 통해 마약류를 매수한 투약자 445명을 검거해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같은 기간 동안 마약 유통 판매책 3명을 구속 송치하고, 마약 대금 가상자산 송금 대행업자 4명도 불구속 송치했다.
매수 투약자들은 지난 2018년 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다크웹과 SNS를 통해 알게 된 판매책들에게 대마 3.7㎏, 필로폰 469g, 엑스터시 100정, 합성대마 305g을 매수해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등)를 받는다.
이들의 연령대를 보면, 20대가 210명, 30대가 189명으로 이 둘을 합치면 전체 89.7%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경찰이 검거한 전체 마약사범 중 2030이 51.8%였던 것보다 훨씬 높은 수치였다.
10대도 5명이나 포함돼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방송과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마약을 알게 됐고 호기심 차원에서 구매했다고 한다. 그 뒤로 40대 38명(8.6%), 50대 2명(0.4%), 60대 1명(0.2%) 순이다.
이들 마약구매자 중 초범은 299명으로 67.2%에 달했다. 지난해 전체 마약사범 중 49.5%가 재범인 것과 달리 다크웹과 SNS를 이용한 마약사범은 초범이 더 많이 검거된 셈이다. 재범은 146명으로 32.8%를 차지했다.
이들이 구매한 마약도 관문마약(게이트돕)으로 불리는 대마에 집중됐다. 271명인 60.9%가 다크웹과 SNS으로 마약을 샀다. 지난해 마약사범 11.2%가 대마를 이용해 검거된 것과 대조적이다. 이날 필로폰을 구매한 것으로 드러난 마약사범은 104명(23.3%)이었다.
마약 판매책들은 지난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텔레그램 등 SNS를 이용해 대마 600g과 엑스터시 60정 필로폰 2g을 판매한 혐의를(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등) 받는다. 이들은 전형적인 ‘던지기’ 수법을 이용해 구매자에게 마약을 넘겼다.
가산자산 거래 대행소 운영자들은 사업소 운영을 신고하지 않고 매수자들과 판매책 간의 마약 대금 송금을 가상자산 거래로 대행한 혐의(특정금융정보법 위반)를 받는다. 지난 2021년 도입된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르면, 모든 코인 거래업자들은 금융정보분석원장에게 사업장 신고를 해야 한다. 이날 금융정보분석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37곳이 거래소로 등록돼 있다. 이곳을 제외한 거래소는 모두 불법이다.
마약대금 코인 송금 대행소 운영자들이 이같은 불법 사업을 벌인 이유는 마약 구매자들이 가상자산을 직접 판매책의 지갑 주소로 전송할 때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들은 수수료 5%정도를 받고 송금 대행을 했다. 가상자산에 전송에 대한 지식이 없는 먀약 구매자들은 손쉽게 이들을 찾았다.
경찰 관계자는 “다크웹이나 텔레그램 등을 이용하면 익명성이 보장되고 흔적을 남기지 않아 검거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하지만 전문 수사 인력이 마약사범을 상시 단속하고 있어 수사망에 반드시 포착 검거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