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객 늘고 기후 변화까지…제주 오름 ‘훼손 지표’ 개발한다

입력 2024-02-28 11:24
멀리 다랑쉬오름이 보인다. 제주도에는 소형 화산체인 오름이 368개가 있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기후 변화와 탐방객 증가로 훼손이 가속화되는 오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제주도가 오름 훼손 지표를 개발한다.

제주도는 도내 386개 오름의 적정 관리 방안을 찾기 위해 ‘오름 보전·이용 및 관리지침 수립 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용역의 핵심은 오름 훼손 지표 개발이다. 오름의 상태를 정량적으로 판단해 현재 제주도가 시행 중인 탐방제한제도(휴식년제)를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10월 용역이 마무리되면 내년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더불어 오름 모니터링과 복원사업의 관리 지침을 개선하고, 오름마다 다른 형태로 설치된 안내판을 동일하게 운영하기 위한 기준을 수립한다.

오름 이용시설 설치 지침도 지질 특성을 고려해 친환경적 기준으로 재조정한다.

도내 오름은 기후 변화로 인한 강우 빈도 증가 등 자연적인 요인과, 생태관광에 대한 관심 증가에 따른 탐방객 답압, 침식 등 인위적인 요인이 더해지면서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다.

도는 2008년 물찻오름과 도너리오름을 시작으로 훼손이 심한 오름에 대해 일정기간 탐방을 제한하는 휴식년제를 도입했지만, 훼손되는 오름 수가 늘면서 체계적인 제도 운영 지침이 필요해졌다.

다만 이번 용역에선 일부에서 필요성을 제기하는 총량제 도입은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

최근 제주에선 제주시 한림읍 금오름 분화구에 탐방객들이 습지 주변 돌로 탑을 쌓으면서 양서류 서식지가 파괴돼 논란이 일었다. ‘금악담’이라 불리는 금오름 분화구 습지에는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맹꽁이와 제주도롱뇽, 큰산개구리 등 다양한 양서류가 서식하고 있다.

용눈이·문석이 등 일부 오름은 휴식년제 시행에도 생태 회복이 더뎌 연장 시행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강애숙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휴식년제 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제주 오름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름은 작은 산처럼 생긴 소형 화산체다. 주로 해발 200m 이상 중산간 지역에 분포한다. 제주시에 210곳, 서귀포시에 158곳이 있으며 읍면별로는 애월읍에 50곳으로 가장 많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