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의 핵심인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별 처리 방안 도출이 첫 단추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 주채권단인 KDB산업은행은 이날까지 PF 사업장 59곳 가운데 절반가량의 태영건설 사업장 대주단으로부터 사업장별 처리 방안을 받았다. 산은 관계자는 “마감 기한까지 처리 방안을 내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며, 이달 말까지 대부분 사업장이 계획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나머지 사업장은 사업장·대주단 간 복잡한 이해관계 탓에 처리 방안을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사업장마다 시공사 유지, 대체 시공사 선정, 추가 자금 조달 방안 등 여러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앞서 처리 방안 제출 시한이 이달 10일에서 26일로 한차례 미뤄지기도 했다. 최종적으로 처리 방안을 아예 내놓지 못하는 사업장이 나올 수도 있다.
PF 사업장 59곳 중 관건은 브리지론 사업장 18곳이다. 브릿지론 사업장은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경·공매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 후순위 채권자의 원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어 조율에 난관이 예상된다. 다만 일부 브릿지론 사업장은 시공사 교체 등 재구조화를 통한 정상화 계획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으로 남아있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절차가 줄줄이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대주단의 사업장별 처리 방안이 늦어지면 태영건설의 자산 실사를 비롯한 기업개선계획 작업이 지연되면서 오는 4월 11일 예정된 기업개선계획 결의도 뒤로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개선계획 결의는 1회에 한해 1개월 내 연장할 수 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