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스 선수들 ‘악전고투’ 통했다…리버풀, 카라바오컵 극적 우승

입력 2024-02-26 14:16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과 주장 버질 반다이크 등이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2023-2024 카라바오컵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리버풀이 수비수 버질 반다이크의 극적인 골로 120분 혈투 끝에 첼시를 꺾고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에서 우승했다. 주전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젊은 선수들로 팀을 꾸려야 했으나 이들의 활약이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리버풀은 2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카라바오컵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반다이크의 헤딩골로 첼시를 1-0으로 꺾고 정상에 섰다.

이로써 리버풀은 통산 10번째 리그컵 우승을 달성했다. 클롭 감독 체계에서는 8번째 공식 대회 우승이다.

앞서 리버풀은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선수단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공격의 핵심인 모하메드 살라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중앙 공격수 다르윈 누녜스는 근육 부상의 여파로 출전이 불가했다.

이외에도 디오구 조타, 도미닉 소보슬라이, 커티스 존스, 알렉산더 아놀드 등 모두 11명이 부상으로 대거 이탈했다.

첼시 역시 리스 제임스, 마르크 쿠쿠렐라, 브누아 바디아실 등이 부상으로 결장했다.

따라서 두 팀은 후보 선수들과 어린 선수들 위주로 경기를 준비해야 했다. 특히 리버풀은 2003년생 하비 엘리엇과 코너 브래들리가 선발 출전했으며, 2005년생 바비 클락과 2006년생 제이든 단스 등이 교체로 출전했다.
리버풀의 수문장 퀴빈 켈러허가 25일(현지시간) 2023-2024 카라바오컵 결승전에서 코너 갤러거의 결정적인 슈팅을 막아내고 있다. AP 연합뉴스

경기는 접전의 연속이었다. 전반 32분 첼시의 니콜라스 잭슨의 패스를 받은 라힘 스털링이 선제골을 넣었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비디오 판독(VAR) 결과 잭슨의 위치가 오프사이드였다.

반대로 후반 15분 리버풀의 반다이크가 헤딩골을 터트렸으나 VAR 결과 엔도 와타루의 오프사이드로 득점이 취소됐다. 또 양 팀은 나란히 결정적 기회에서 골대를 한 번씩 맞추기도 했다.

경기가 막바지에 접어들며 첼시의 공세가 거세지자 리버풀의 수문장 퀴빈 켈러허가 만점 활약을 펼쳤다. 첼시는 19개의 슈팅(유효슈팅 9개)을 기록했으나 단 한 번도 켈러허를 뚫지 못했다.
리버풀의 주장 버질 반다이크가 25일(현지시간) 2023-2024 카라바오컵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뒤 포효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승부사는 ‘캡틴’ 반다이크였다. 반다이크는 연장 후반 13분 오른 측면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헤딩으로 마무리하며 승리를 가져왔다.

경기 후에는 주전 선수들의 빈자리를 채운 젊은 선수들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부상으로 결장한 디오고 조타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적었다.

살라 역시 어린 선수인 엘리엇에게 트로피를 양보하며 “이건 너의 것이고 네가 해낸 일이다”고 말했다고 현지 매체가 전했다.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이 25일(현지시간) 2023-2024 카라바오컵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위르겐 클롭 감독의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있는 리버풀에 이번 우승은 더욱 뜻깊다. 2015년 지휘봉을 잡은 뒤 리버풀의 전성기를 되찾아온 클롭 감독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사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클롭 감독은 AP통신 등 취재진에 “20년간 내가 받은 (우승) 트로피 중 가장 특별한 트로피”라며 “정말 좋았다. 오늘 내가 본 장면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일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서현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