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비명(비이재명)계’ 공천 배제 논란과 관련해 ‘0점 받은 의원도 있다’며 웃은 것을 일컬어 “나는 좀 화가 나더라”며 “이번 총선 국면에서 최악의 장면”이라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렇게 웃으면서 얘기할 문제가 아니잖나”라며 이 같이 말했다. 또 “말의 자격을 따질 필요는 없지만 자기가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4월 총선 공천을 둘러싼 당내 반발이 심해지자 “심사 위원들의 심사 의견도 있지만, 동료 의원들의 평가, 그거 거의 0점 맞은 분도 있다고 한다. 짐작할 수 있는 분”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한 위원장은 또 김병기 민주당 의원이 공천을 위한 여론조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어디서 많이 본 장면 같지 않나”라며 “대장동 비리가, 백현동 비리가, 성남FC 비리가 그런 식으로 이재명 대표 측의 수상한 업체나 관계자가 이유 없이 들어가서 벌어진 비리 아니냐”고 이 대표를 겨냥했다. 이어 “그 버릇 못 버리시네”라고 한 후 “저게 공당인가, 거기 선관위원장은 도망갔다면서”라고 꼬집었다.
노웅래 의원이 컷오프(공천배제)에 반발해 단식 농성에 들어간 것을 두고도 “대한민국 상황을 잘 모르는 외국인에게 이렇게 물었다고 생각해보자”며 “노 의원과 그의 범죄 혐의를 알려주고, 이 대표와 그의 범죄 혐의를 쭉 알려주고 둘 중에 누가 국회의원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면 어떻게 답할 것 같냐”고 했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의원과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이 있는지 묻는 질문엔 “비공개로 한 통화 여부는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공개하지 않는 게 상대방에 대한 예의”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김현아 전 의원에 대한 단수공천 및 보류 결정에 대해선 “오히려 절차가 작동한다고 생각하지 않냐”라며 “저는 공관위의 권위를 대단히 존중하고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재고를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