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XXX’ 바이든 욕설에 웃은 푸틴…“내가 옳았다”

입력 2024-02-23 06:48 수정 2024-02-23 09:39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사진)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타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을 향해 노골적인 욕설을 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해 “내가 옳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맞받아쳤다.

푸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방송 ‘로시야’와의 인터뷰에서 전날 바이든 대통령이 모금 행사에서 “푸틴 저 인간 같은 미친 XXX(Crazy SOB)”라고 언급한 데 대한 생각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어떤 대통령과도 일할 준비가 돼 있지만, 우리에게는 바이든이 러시아에 더 나은 대통령이라고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며 “그가 방금 말한 것을 보면 내가 완전히 옳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14일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하면서 미국 차기 대통령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에 더 바람직하다고 언급해 관심을 끈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타스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욕설이 자신의 발언에 대한 적절한 반응이었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계기로 러시아와 미국 등 서방의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을 짚으며 “그는 내 말에 ‘볼로댜(푸틴의 애칭), 잘했어. 도와줘서 고마워’라고 말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어느 쪽이 우리에게 더 좋으냐는 질문에 나는 여전히 그때의 대답을 반복할 수 있다”며 “바이든이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미국 대통령이 다른 국가 수장에 대해 그런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푸틴 대통령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미국의 가치만 떨어뜨린다”며 “푸틴이 당신을 상스러운 단어로 부른 적이 있는가? 그런 적은 전혀 없었다.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욕설 논란을 빌미로 바이든의 고령 문제와 차남 헌터 바이든의 탈세 혐의 등 문제를 끄집어내 비판하는 반응도 나왔다. 미하일 셰레메트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원은 “바이든의 이러한 야만적인 발언은 노인성 광기로만 설명될 수 있다”며 “미국인이 대선에서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바이든이 ‘미친 XXX’이라고 다시 크게 말하기로 결심했을 때 미국인들의 마음속에서 그 말은 주로 헌터 바이든과 관련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비꼬았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저녁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모금 행사에서 짤막하게 연설하면서 “우리에게는 푸틴 저 인간 같은 미친 XXX가 있다. 그리고 우리는 늘 핵 분쟁을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푸틴 욕설은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최후의 실질적 위기, 그것은 기후”라고 운을 뗀 뒤 “(푸틴 대통령도 있고, 핵 분쟁 걱정도 있지만) 그러나 인류에게 실질적 위기는 기후”라고 언급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