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을 축하드립니다.”
지난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지하철 2호선 방배역 2번 출구 앞. 계단을 올라오는 학생들을 향해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백석예술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열리는 이날, 전도에 나선 삼일교회(송태근 목사) 청년부 담당 목사와 부원들이었다. 추운 날시에 신입생들은 총총 걸음으로 전도팀을 지나치면서도 입학을 축하해주는 낯선 이의 인사가 반가웠던지 흔쾌히 물티슈와 전도지를 받아들었다. 몇몇은 전도지를 유심히 읽는 모습도 보였다. 물티슈 200개는 30분 만에 동났다.
하루 전인 19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는 숙명여자대학교 입학식이 열렸다.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 5번 출구에서도 비슷한 광경이 펼쳐졌다. 삼일교회 청년 50여명과 숙명여대 학부모기도회, 교직원 선교회에서 나온 이들이 신입생들을 맞이했다. 전도는 1시간 동안 이어졌다.
삼일교회의 연초 캠퍼스 전도는 전통이 있다. 2001년부터 서울 지역 대학교 20여곳을 대상으로 이어오고 있는데, 특별한 취지가 인상적이다. 초신자를 대상으로 한 전도이기도 하지만 상경한 지방 출신 크리스천 학생들이 방황하지 않고 안정적인 신앙생활을 이어가게끔 돕는 믿음의 연결고리가 되어주는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가나안’ 신자가 되는 비율이 30% 가까이 된다는 통계를 감안할 때 중요한 사역일 수 밖에 없다.
현장에서 만난 삼일교회 청년부원인 권희(21)씨는 “2년 전 상경했는데 서울 생활이 힘들어 교회 공동체에서 안정을 기대했다”며 “처음에는 내가 낄 틈이 없는 것 같아 방황도 했지만, 지금은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불신자였던 일본인 교환학생 친구를 전도하기도 했다.
졸업을 한 학기 앞둔 방세연(23)씨는 캠퍼스 선교가 익숙한 표정이었다. 방씨는 “낯선 환경과 사람들 사이에서 교회에 적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캠퍼스 모임과 목사님·간사들의 노력을 통해 지금은 재밌게 교회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일교회는 전도뿐만 아니라 각 대학에 캠퍼스 모임인 ‘캐미스트리’를 만들어 정기적으로 예배를 드리고 모임도 갖는다. 이같은 캠퍼스 전도 및 모임은 삼일교회 뿐만 아니라 일선 지역교회들도 충분히 시도할 수 있는 방식으로 꼽힌다.
삼일교회 청년부를 담당하는 김범식 목사는 “캠퍼스 전도라고 해서 거창한 것은 없다”며 “기존에 교회 차원에서 청년들과 단기선교를 오랫동안 진행했는데, 선교의 장이 대학 캠퍼스로 이동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회가 최대한 대학생들의 상황과 눈높이에 맞는 접촉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청년들이 하나님 나라를 위해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확장하는 선교적 존재로 헌신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삼일교회는 다음 달 16일 ‘캠퍼스 전도 집회’를 연다.
글·사진=유경진 기자 서지영 인턴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