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군에서 신앙은 보이지 않는 힘!”…37년차 미군 군종감의 확신

입력 2024-02-21 15:15 수정 2024-02-21 15:44
미 국방부 공군 군종감 랜달 E. 키친스 소장이 20일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리조트에서 진행한 단독 인터뷰에서 군에서 신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 국방부 공군 군종감 랜달 E. 키친스 소장이 방한했다. 군종감은 군종병과에 있어 군내 최고 직위다. 키친스 소장은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리조트에서 진행한 국민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군에서 신앙은 뗄 수 없는 필수적인 요소”라며 “신앙전력의 최전선에서 힘쓰는 군목이 장병들의 허무감을 채우고 임진무퇴의 기상을 전할 수 있도록 늘 기도로 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일부터 사흘간 강원도 원주에서 진행되는 ‘제30회 대한민국 군종목사단 수련회’에 특강 강사로 참석한 키친스 목사는 1987년 군에 입대해 군목 후보자 과정을 밟으며 군목의 길을 걸어왔다. 2021년 소장으로 진급하면서 군종감의 직책을 맡는다. 또 미 공군 예비·현역 군목 2100여명 규모의 단장이자 77만여명의 미 공군 장병을 위한 담임목사이기도 하다. 아래는 그와 나눈 일문일답.

-군목만을 위한 특강 강사로서 한국까지 온 소회가 각별할 것 같다.
“영광스럽다. 먼저 행사에 초청해준 김장환(극동방송 이사장) 목사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다. 김 목사가 이번에 군목들을 위한 행사가 있다며 초청했다. 이번 수련회를 통해 한국 군목들과 만나 뜻깊은 시간이었다. 특히 이번 행사가 군목들과 그들의 가족이 영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라고 전해 들었다. 저도 영적으로 회복되는 순간이었던 것 같다. 이번 시간을 통해 우리 군목들이 올바른 시간과 올바른 자리에서 리더로서의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 영적 회복이 있길 바란다.”

-병영과 신앙, 두 관계가 밀접하다고.
“맞다. 병영 생활에서 신앙은 필수적인 요소다. 그 이유로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뇌의 전두엽이 커진다는 유명 대학들의 연구 결과가 있다. 이는 우울하거나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이겨내고 싸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무형전력’의 힘이다. 우리의 신앙 활동이 나라를 지키는 군대에도 도움을 준다는 중요한 대목이다.”

-하지만 다음세대들의 기독교에 관한 관심은 줄고 있다.
“안타깝지만 이는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 주님께 돌아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목회자의 노력이 따라와야 한다. 하나님을 떠난 이들을 살펴보면 가정을 이루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 한편에 허무함과 비슷한 경험을 겪는 것처럼 보일 때가 적지 않다. 그 시기를 우리 목회자들이 잘 잡아야 한다. 그들의 허무함을 채울 수 있도록 복음으로 여정을 함께 해야 한다.”

-특히 허무감을 자주 느낄 수 있는 군에서는 군목의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
“국방의 의무란 숭고한 사명과 별도로 군 생활이란 통제된 환경은 때론 허무감으로 찾아올 수 있다. 장병들이 인생의 허무함을 느낄 때 그들과 여정을 함께해 주는 것이야말로 우리 군목들의 존재 이유다. 성경을 보면 다윗왕은 지도자의 책임을 다른 이에게 전가한 잘못을 저질렀다. 우리 군목도 마찬가지다. 시험과 유혹으로 감당해야 할 책임을 누군가에게 전가할 때가 적지 않다. 우리는 주님께 그런 유혹을 이겨낼 힘을 얻기 위해 늘 기도해야 한다. 그래야 군 장병이 유혹과 시험에 빠졌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군목과 말씀 하나를 공유하고 싶다.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의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잠 3:5~6)”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안보환경이 위험해지고 있다. 국군 장병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여호수아 1장 9절 말씀이다. ‘마음을 강하게 하고 담대히 하라 두려워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 하시니라.’ 여호수아가 자신의 부대에 전한 말이다. 그때의 이야기가 지금도 적용된다고 믿는다. 늘 강하고 담대한 여러분이 되길 기도한다.”

원주=글·사진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