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부인 “푸틴이 내 남편이자 아이들 아버지를 죽였다”

입력 2024-02-20 00:14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인 율리아 나발나야가 1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했다. AFP연합뉴스

수감 중 사망한 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이 19일(현지시간) 남편을 살해한 책임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돌리고, 남편의 뜻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가디언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동영상에서 “사흘 전 푸틴은 내 아이들의 아버지이자 남편인 알렉세이 나발니를 살해했다”고 밝혔다. 이어 “푸틴은 나발니라는 사람을 죽인 것이 아니라 우리의 희망, 자유, 미래를 죽이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나발나야는 푸틴이 남편을 살해한 이유와 관련해 추가 정보를 공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녀는 “우리는 푸틴이 왜 남편을 살해했는지 알고 있다”며 “조만간 그 이유를 말할 것이다”고 밝혔다.

나발나야는 자신과 뜻을 함께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녀는 “당신들이 나와 함께 서있도록 요청드린다”며 “슬픔과 끝없는 고통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감히 우리의 미래를 죽인 이들에 대한 분노와 증오를 공유하기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 “나는 남편의 작업을 이어갈 것이다”며 “자유로운 러시아를 만들고, 그곳에서 살고 싶다”고 했다.

나발니는 러시아에서도 혹독하기로 악명 높은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교도소에서 지난 16일 사망했다. 러시아 정부는 나발니가 산책 후 의식을 잃은 뒤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그의 사망 사실이 알려진 후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살해 가능성이 제기됐다. 나발나야는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 참석 도중 남편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