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는 의원들 많아 하루만 더 생각”… 황운하, 불출마 회견 돌연 취소

입력 2024-02-19 18:00 수정 2024-02-19 20:31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3년 실형을 선고받은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4·10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려다 돌연 취소했다. 황 의원은 “말리는 의원들이 많아 하루만 더 생각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울산 사건 1심 판결에 대해 문제제기나 공격이 있을 수 있지 않느냐”며 “정면으로 돌파하려 했는데 그것이 당에 도움이 될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발표하려던 것은 대전 중구 불출마였다”며 “주변 의원들이 그러면 절대 안 된다고 만류가 심해 조금만 더 생각해보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 일각에선 황 의원이 당초 불출마 기자회견을 결심했던 데는 이재명 대표의 요구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황 의원은 당 지도부가 총선 불출마나 험지 출마를 요구했냐는 질문에 “없없다”고 말했다.

황 의원의 기자회견 계획이 알려지자 그가 속한 민주당 강성 초선의원 모임 ‘처럼회’에선 불출마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처럼회 의원들이 모인 SNS 단체방에는 “윤석열 검찰의 정치보복으로 엮인 표적 수사 때문에 불출마 하는 것은 부당하다” “총선에서 당원과 유권자에게 평가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글들이 올라왔다고 한다. 처럼회 소속 한 의원은 황 의원에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출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출신인 황 의원은 지난해 11월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고 항소했다. 실형 선고에도 불구하고 당 공직후보자검증위원회로부터 총선 출마 적격 판정을 받았다. 다만 이후 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선 정밀 심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 의원의 불출마 고심이 알려지면서 사법리스크에 연루된 다른 의원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13일 이 대표가 참석한 비공개 회의에서도 노웅래·기동민 등 비리 혐의로 재판받는 의원들의 거취가 논의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갈등이 불거졌다. 노 의원은 총선 출마를 선언했고, 기 의원은 당 지도부에 ‘부당한 검찰 탄압’임을 감안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의원들에 대한 공천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하면 이 대표에게도 불똥이 튈 가능성이 있다.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의혹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