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도 예외 아닌 NBA 득점 인플레…한 경기 397점

입력 2024-02-19 17:47
미국프로농구(NBA) 오클라호마시티 선더 소속 가드 샤이 길저스-알렉산더(오른쪽)가 19일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게인브릿지 필드하우스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밀워키 벅스 가드 데미안 릴라드를 피해 슛하고 있다. AP 뉴시스

미국프로농구(NBA)의 득점 인플레이션이 ‘별들의 잔치’ 올스타전에서도 이어졌다. 정규리그만큼 치열하게 수비하지 않는 이벤트 매치 특성이 겹치며 한 팀이 200득점을 넘기는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19일(한국시간)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게인브릿지 필드하우스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올스타전에서 동부팀이 서부팀을 211대 186으로 꺾었다. 최우수선수(MVP)는 데이미언 릴러드(밀워키 벅스)에게 돌아갔다.

‘역대급’ 득점 쇼였다. 동부팀이 기록한 211점은 올스타전 역사상 단일 경기 최다 득점이었다. 서부팀의 186점 또한 진 팀이 올린 최다 득점에 해당했다. 자연히 양 팀의 합계 득점 또한 사상 최다치를 경신했다. 도합 397점으로 2017년의 374점을 큰 폭으로 뛰어넘었다.

개인 다득점자도 여럿 나왔다. 릴라드가 39득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폈지만 가장 많은 점수를 낸 건 칼 앤서니 타운스(미네소타 팀버울브스)였다. 50득점 8리바운드를 기록한 그는 NBA 역사상 4번째로 올스타전에서 한 경기 50점을 올린 선수가 됐다.

이처럼 올스타전에서 비현실적인 점수가 쏟아지기 시작한 건 비교적 최근 일이다. 양 팀의 합산 득점이 300점대에 형성된 역대 올스타전은 이번 포함 총 10번 있었다. 이중 8번은 2010년대 이후에 열렸다.

NBA 차원의 다득점 추세는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1990~2000년대 100점 아래로 떨어졌던 평균 득점은 스테픈 커리가 주도한 ‘3점 혁명’ 등에 힘입어 2010년대 급격히 증가했다. 실제 이날 양팀은 도합 168개의 3점슛을 시도했고 67개가 림을 갈랐다. 3점슛으로만 200점 넘게 난 셈이다.

미국 현지에선 이벤트 경기라는 올스타전의 특성이 이 같은 추세를 극대화한 것으로 본다. 정규리그 대비 수비가 헐겁다 보니 자연히 다득점으로 귀결된다는 설명이다. 현지에선 이 같은 다득점이 경기의 재미를 오히려 반감시킨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CBS는 “NBA는 더 박진감 있는 경쟁을 원했다”며 “정작 얻은 건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득점 뿐”이라고 촌평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